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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안민열 연출 ‘니 애비의 볼레로’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8/06 19:35

밀양연극촌 가마골소극장에서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의 김세한 작, 안민열 연출의 <니 애비의 볼레로>를 관람했다.

김세한(1989~)은 공연기획사 아이디서포터즈와 협동조합 프로시니엄 대표이사로 2013년 “백돌비가”로 벽산희곡상 수상, “외판원이 가지고 간 것은 조그만 이야기 하나였다”로 청춘 단막극장 당선, 2016년 “니 애비의 볼레로”로 윤대성 희곡상에 당선된 발전적인 앞날이 기대되는 작가다. 뮤지컬 “원이 엄마”를 발표 공연했다.

<니 애비의 볼레로>는 필리핀에서 나고 자란 한 코피노(한국인과 필리핀인 혼혈)인 아버지의 이야기다. 무대는 한 도시의 옥탑방이다. 조리대를 비롯해 살림세간이 방에 배치되고, 벽은 상싱적인 형태로 세워지고, 옥상으로  나가는 공간을 통해 도시의 상공이 내려다보이는 듯싶다혼혈인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고, 아들은 기타연주에만 골몰하다. 이 집에 서울대에 합격한 장녀 설란이 오랜만에 집을 찾아오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아버지와 차남 설찬은 음식을 가득 준비하고 설란을 기다린다.

그런데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은 설란이 아닌 낯선 사람, 인도인이다. 이어 뒤늦게 나타난 설란은 배가 만삭이다. 아버지 자신은 혼혈인이지만, 딸이 인도인과 맺어지는 것에 노골적인 반대의사를 보인다. 사위가 될 인도인에게 호감은커녕, 박대까지 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보다 못한 차남인 아들이 아버지를 말리려들지만, 한국에서 혼혈인으로 현재까지 박대를 받아온 아버지로서는 딸이 국제결혼을 하는 것에 찬성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사위가 될 인도인은 신분이나 인물은 물론 학벌과 소속기업도 나무랄 데가 한군데가 없지만, 아버지에게 끝까지 예의를 지켜 공손하게 결혼승낙을 청한다.

대단원에서 아버지의 승낙이 떨어지고, 사위될 사람과 딸과 아들이 기쁨을 드러내면, 작고한 어머니가 옥상에 등장해 차남의 기타연주에 맞춰 춤사위를 벌이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임유송(아버지 역), 박재선(설란 역), 박건일(설찬 역), 김성원(아브찬 핫산 역), 김규미(무희 역)가 출연해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무대감독 정성태, 조명오퍼 도영우, 음향오퍼 김지수, 무대크루 전인호, 프로필사진 김경인, 제작 김은환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노력과 열정이 드러나,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의 김세한 작, 안민열 연출의 <니 애비의 볼레로>를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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