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사는 게 너무나 즐겁다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지
어제도 오늘도 봄날같다고 웃길래
그런 줄 알았지
이만하면 잘 사는 거라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지몸 맘 아픈 데도 없이 괜찮다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지
그래서 그만하면
너가 한 그루 씩씩한 나무려니 했다
그대가 한 줄기 올곧은 풀이려니 했다
당신이 한 송이 찬란한 꽃이려니 했다
아, 이제 무심코 사는구나 싶었다
그만하면 더 뭘 바라리
여여하게 살아가는 그 발길
허허롭게 감싸안는 그 순정
영롱한 그리움도
산산이 부서져 별처럼 흩어졌으니
어이하리야
그런 줄 알고 그러려니 가야지
저 하늘 바람에 기는 별처럼 흘러가야지
그런 줄 알리라 믿고 기원하면서.
ㅡ산경 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