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애자 선생을 만나] 문학을 논하다
지난 8월 5일 금요일 『빵굽는 여인』의 저자 한애자 작가님을 만나러 신촌을 찾았다 . 무더운 날씨였지만 설렘으로 가득찼기에 발걸음 가볍게 신촌역으로 향했다. 작가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소설에 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일반 사회, 정치등 다양한 여러 이야길 나눴다.
한애자의 소설집 『빵 굽는 여인』. 오늘을 살아가는 여인들의 형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저자는 사회가 암울하지만 여인들이 어떤 빵을 굽느냐에 따라 그 사회는 배부르고 풍성해지며 정화되어 가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말한다. 쌍화차 친구, 빵 굽는 여인, 딱새의 성 3편의 소설을 통해 여인의 군상을 담아냈다..
다음은 작가와 나누고 싶은 몇 가지 내용을 요약했다.
- '빵굽는 여인'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거의 보내는 시간이 교회와 교실에서만 있으셨을텐데 글 표현이 매우 다양한데 방법이 있으시다면요?
= “글을 쓸 때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성급하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작가는 상대방에게 멋있게 보이기보다는 언어를 정확하고 반듯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하고싶습니다"
또 작가는 “하나의 사물을 보고도 그것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이를 잘 표현할 문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많은 사색과 명상을 하면서 남이 못 보는 것을 찾아내는 연습을 한다"고도 했다.
나는 가고 있다. 그대로 계속 간다면 언젠간 꼭 도달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그는 “좋은 책 한 권이 오히려 글을 쓰는 연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 특별히 영감을 받은 책이 있다면?
=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어렸을 때 좋았했던 책이 있고, 또 어떤 환경과 상황에 놓여 있을 때 읽었느냐에 따라 각각 영감을 받는 것 같다. 내 손에 들어온 모든 책이 나에게 좋은 영감을 줬다고 생각한다"
-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 "저는 새로운 꿈을 꾸는 시간이 많아서 대채적으로 그런 시간은 없었던것 같은데,.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반듯하게만 살아 왔지만, 어떤 변화를 갈구한것이. 소설을 쓰면서 내 마음속에 다양함 같은 삶의 변화가 생긴것 같다" 며 환하게 미소를 띄우기도 했다.
- 작가가 되기 전 경험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 "경험이라는 게 우리의 시간과 공간에 한정돼 있어 여행한다 해도 모든 경험을 다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간접경험을 한다. 경험은 책으로부터 문학적 경험을 쌓게 되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경험 쌓기에만 치중하는 건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다"
- 작가님께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데 많은 인물들 때문에 힘드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 "글에서 눈의 맹점, 시각에 대한 요소가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믿으면 보이리라',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란 믿을 게 못 된다.' 처럼 상반되는 느낌을 내포하고 있었는데요.
첫 번째로는 리얼리즘, 현실이라는 것은 꿈속일 수도 있고, 게임 속일 수도 있고, 거대한 거인의 꿈속일 수도 있고, 우리가 캐릭터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알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을 규정하기 어려워요. 시대 역시도 마찬가지죠.
'내가 내 마음의 작은 일부만을 알고 있다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란 말일까?' 라는 구절의 글을 읽으면서 제 마음에 꽂혔던 문장인데요. 아마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가장 모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 나머지는 '선생님의 다수 표현'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수가 없어요. 사실, 자기를 안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각도에서 자신을 본다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은 영원한 소재이며, 영원한 숙제입니다. 사회와 교육이 일상의 다양한 측면들을 억누르는 것이 일상의 매커니즘인데 인간을 규격화시켜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에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 영원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가상은 때로 현실보다 더 훨씬 현실적인 법이다.'라고 하신 말처럼 이 글도 '플라스틱 바다', '내적자아' 등의 요소들, 현실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로맨틱이나 가족의 이야기들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처럼 달달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넓은 의미로는 작위적일 수도 있죠. 하지만 리얼리즘의 리얼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을 몇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면 굉장히 소설적이에요. 소설 같은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가상과 현실의 구분을 짓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소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소설의 재미나 가치 역시도 살릴 수 있구요.
소설적 사건과 현실적 사건은 달라요. 그래서 현실의 참담함이나 암담성을 상징적인 것으로 만들어 그 속에 내포해야 독자들에게도 쉽고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절대반지가 권력을 상징하는 것처럼 말이죠"
- 작가님께서는 굉장한 독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방학을 보내고 있는 20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책이 있으신가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작가는 지식인의 대열에서 권위를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요. 저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저 독서를 통해 제 연못의 크기를 넓혀가는 것이죠. 작가는 소재를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고, 소설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눈을 가지기 위해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는 장편을 계속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것도 중요해요. 독서를 통해 글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알고 있는 소설을 원작의 축소판을 읽기보다는 원작을 읽으면서 자신의 연못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연못이 말라버리면 쓸 것이 사라지니까요.
일반 친구들에게는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자연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전반이 자연과학 쪽이라 반드시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끔 다양한 분야들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즐겁고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라며 독자들에게 따뜻함을 전했다.
작가님의 저서인 『빵굽는 여인』을 선물 받았습니다. 책과 함께 소중한 경험을 저는 선물 받았는데요.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저도 저의 연못을 넓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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