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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창작그룹 가족, 윤돈선 각색/연출 ‘월곡동 산..
오피니언

[독자기고]창작그룹 가족, 윤돈선 각색/연출 ‘월곡동 산2번지’

온라인뉴스 기자 입력 2016/08/14 21:06

아름다운극장에서 창작그룹 가족의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 윤돈선 각색 연출의 <월곡동 산2번지>를 관람했다.

윤돈선은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진학했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많은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그렇게 노력과 열정으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면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세익스피어 in 햄릿>, <베니스의 상인>, <그때 그 크리스마스의 추억>, <유리동물원>,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의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지금은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2005년에는 극단 ‘가족’을 창단하면서 극단의 대표로, 그리고 아름다운 극장 대표 활동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인 <사고-그래도 가능한 이야기> 등을 우리나라 최초로 무대에 올리고, 창작 쇼케이스 페스티벌 <19, 25, 64>, <Stranding>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뮤지컬도 계획 중이다.

월곡동(月谷洞)은 서울특별시 성북구에 속한 지역이다. 법정동으로 상월곡동과 하월곡동이 있고, 행정동으로는 월곡1동과 월곡2동이 있다. 월곡동 동명의 유래는 두 가지로 전해온다. 하나는 하월곡 3, 4동의 산 지형이 반달처럼 생겼기 때문에, 월곡이란 이름을 붙였다 한다. 다른 하나는 조선 후기 미아사거리에 신근 솔이라는 솔밭이 많아 풍치가 수려했기 때문에, 당시 이곳에 주막이 밀집하여 있었다. 지방에서 소를 몰고 서울로 들어올 때에는 신근 솔에서 숙박을 하고 소를 매어 놓았다가 장위동 노병 도살장에서 소를 매도한 다음 돌아갔는데 소 장사들이 달밤에 도착하여 잔월 아침에 흥정했기 때문 에 ‘월곡’이라는 동명이 생겼다고 한다.

<월곡동 산2번지>의 시대적 배경은 1980년대로 달동네 마을에서 식당을 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무대는 정면에 어머니의 방, 하수 쪽은 딸의 방이고, 상수 쪽에는 아들 방이 있다. 방마다 바닥에는 사방 여섯 자 정도의 단을 깔고 세간과 생활용품을 배치하고, 한옥에서 볼 수 있는 나무창살에 한지를 바른 문이 머리맡에 달려있다. 딸 방에는 봉제 인형이 잔뜩 진열을 해 놓았다. 어머니의 방에는 전화기를 배치했고, 축음기도 보인다. 아들 방 벽에 기대 세워둔 기타가 눈에 띤다. 출입구와 화장실입구가 배경 좌우로 나 있고, 무대 중앙에는 원탁과 의자를 배치했다.

식당 겸 주점이라, 취객들의 정경이 펼쳐지고, 어머니가 주모노릇을 하고, 딸이 시중을 든다. 아들은 공장에 다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가끔 식당일을 돕는다. 딸은 한쪽 다리를 젓는다. 신체장애 때문인지 외출을 꺼리는 것으로 설정되고, 어머니가 가계를 꾸려나간다. 아들은 가수가 되려고 가끔 기타반주로 노래를 부른다. 1980년대 신군부 소식이 전해지고, 공장근로자권익을 주장하다가 분신한 인물도 소개가 된다.


배경음악도 당시에 유행하던 대중가요와 영화음악이 흘러나온다. 내용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동물원>의 줄거리대로 펼쳐진다. 시를 쓰는 아들을 가수지망생으로, 유리인형 대신 봉제인형을 모으는 딸이 아들보다 연상인 것으로 설정되고, 어머니는 미모의 여인이지만 생활고 때문인지 치장을 않고 평범한 아낙행세를 한다. 달동네 식당이 오죽하랴?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떠나 소식이 없고, 아들은 공장에를 나가 하루 열여섯 시간 노동을 하지만, 봉급은 보잘 것이 없다.

딸은 발을 저는 것 외에 간질 증세까지 있으니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상대를 붙여 줄 생각이지만 뾰족한 수가 없으니, 아들을 종용한다. 아들 역시 재간이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우연한 기회에 고교 동창생으로 비교적 성공한 부류에 속하는 인물의 방문을 받게 된다.

아들의 동창생과 딸의 만남, 남녀 두 사람만의 차분하고 다정한 시간을 갖도록 하려고 미리 치장까지 하고 기다린 어머니와 아들은 외출을 한다. 다행히 남녀는 고교시절 같은 교회에 다니던 것을 기억해 내고 차츰 상대에게 마음을 열어놓는다. 그리고 키스를 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몸을 밀착시키려는 데 돌연 딸의 간질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자는 놀라 어쩔 줄을 모른다. 그 때 어머니와 아들이 돌아오고, 이 정황을 보게 된다. 남자동창생은 황급히 장모가 될 분과 약속이 있다며 떠나고, 어머니는 딸의 모습과 이런 정황에 충격을 받아 실신한다.

대단원은 어머니가 저 세상으로 간 1년 뒤로 설정된다. 아들이 식당운영을 하고 첫 장면처럼 손님들이 들어 닥치고 똑 같은 일상이 펼쳐지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장설하가 어머니로 출연해 연기의 진수를 펼쳐 보인다. 조하나가 딸로 출연해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민기욱이 아들로 출연히 역시 호연을 보인다. 변태진, 염재욱, 박은미, 임정아가 1인 다 역으로 출연해 친 대중적인 연기로 관객의 폭소와 갈채를 이끌어 낸다.

프로듀서 김상봉, 기획팀장 도정선, 홍보마케팅 장영덕 이덕형, 조연출 이예민, 무대 이재성, 무대크루 원종빈, 조명 홍성현, 음악 윤태정, 분장 김은희 강정원 손경희, 의상 윤 민, 포스터디자인 김지원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창작그룹 가족의 테네시 윌리엄스 원작, 윤돈선 각색 연출의 <월곡동 산2번지>를 원작을 능가하는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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