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안데레사기자] 20일 낮 단원고 2학년 1반 학생들의 유품이 담긴 박스들이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시민 등의 손에 의해 단원고 1층 로비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희생 교사들과 학생들의 유품들이 옮겨지는 동안 각 반에서는 유가족들이 자녀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뿌렸다.
2학년 5반 교실에서 김건우 학생의 유족은 유품을 손에 껴안은 채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말 없이 닦아 냈다. 교실 뒤편에서 자식의 유품 상자를 손으로 쓰다듬던 한 어머니는 끝내 주저앉아 벽에 기댄 채 “끅~”하며 깊은 피울움을 토해냈다. 언론사들의 취재가 이어지자 유가족들은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다”며 교실 문을 닫았다.
교실에서 포장된 유품들이 차곡차곡 1층 로비로 옮겨지자 천도교와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국내 종단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 의례가 열렸다. 이들은 아이들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자책과 유가족과 희생 학생들에 대한 위로, 그리고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과 진실 규명을 기원했다.
추모시설인 가칭 ‘416 안전교육시설’이 세월 질 때까지 이번에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임시로 옮겨지는 물품은 학생용 책상 358개, 학생용 의자 363개, 키 높이 책상 26개, 교무실 의자 11개, 교실 교탁 10개, 교무실 책상 12개 등이다. 첫날인 20일에는 개인 유품, 책상, 의자, 교탁 등이 옮겨지고 21일에는 칠판, 게시판, 텔레비전, 사물함 등의 물품이 진동차량을 통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이날 희생자 유품 이송에는 유가족 외에도 안산 지역 시민들은 물론 연극인 80여명 등 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나섰다. 연극인 마광현(34)씨는 “안산 거리극 축제를 하면서 안산과 연을 맺은 많은 연극인들과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희생 학생들의 유품 이송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희색 티셔트를 입고 이송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전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시작 예정이던 이송작업은 정오에야 시작됐다. 416가족 협의회가 기억교실 이전과 관련해 ‘경기도 교육청이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의 ‘416 기억 학교 운영’ 계획안은 커녕 예산도 전연 확보하지 않은 데다 희생 학생들의 유품을 임시로 보존할 공간도 부족한 데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416가족 협의회 전명선 위원장, 김광준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인 김광준 신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가족들이 제기한 문제를 협의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이송절차는 약속한 데로 이행하되, 현재 제기된 문제는 경기도 교육청과 유가족들의 실무 협의를 통해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전을 위해 개인 유품상자를 하나씩 든 유가족의 지인과 자원봉사자들이 선두에 서고 유가족과 시민, 학생 등이 그 뒤를 따랐다. 개인 유품상자 이송에 256명이 나선다. 이는 단원고 희생자 262명 가운데 미수습된 학생 4명과 교사 2명을 제외한 사망이 공식 확인된 희생자를 의미한다. 미수습된 희생자 물품을 단원고에 남겨뒀다.
안산교육청에 도착한 기억물품은 지정된 해당 교실 자리로 옮겨지게 된다. 2층 기억교실 4개(7∼10반)과 교무실 1개의 기억물품도 같은 과정을 거쳐 안산교육청으로 옮겨진다. 이송 대상 물품은 학생용 책상 358개, 학생용 의자 363개, 키 높이 책상 26개, 교무실 의자 11개, 교실교탁 10개, 교무실 책상 12개 등이다.
한편, 안산교육청으로 옮겨진 기억물품과 기억교실은 45일 일정으로 재현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재현된 기억교실은 오는 10월 중순 이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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