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충남도지사 시절, 금품수수 혐의로 친동생이 구속된 천안 청당지구 아파트 사업에 지방공기업이 참여하도록 승인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 측이 최근 "이 후보자는 청당동 아파트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해명한 것과 정반대의 정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지난 2007년 이완구 후보자는 충남개발공사가 청당지구 아파트사업을 시행하는 특수목적회사인 충남D&C의 지분 20%를 사들이는 투자안에 대해 승인했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지방공기업이 외부 법인에 투자하기 위해선 도지사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당시 이 도지사의 승인에 따라 투자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방공기업법 제54조에는, 공사는 당해 공사의 사업과 관계되는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승인을 얻어 지방자치단체 외의 다른 법인에 출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충청남도개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다른 법인에 출자할때 '도지사 승인'을 받도록 했을 뿐 아니라 투자 규모도 '해당 법인 자본금의 100분의 20 이내' 등으로 제한하는 등 더 까다로운 조건을 달았다.
이 사업 과정에는 이완구 후보자 친동생인 이모씨와 이모 전 충남도의원, 도청 공무원인 최모씨가 사업진행이 빨리 진행되도록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논란이 됐다.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이 후보자를 대변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당시 충남도지사로 근무하며 충남개발공사가 청당동 아파트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했고 이는 공소장에도 기재된 사실"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후보자가 도청 산하기관인 충남개발공사가 사업에 참여하도록 승인을 해줬다는 점에서 이런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대하는 사업 참여를 승인해줬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사실상 도청과 충남개발공사 임직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이 후보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형 사업을 누가 밀어붙칠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홍모 전 충남개발공사 사장도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사회에 도청 공무원들도 참여했지만, 아무도 도지사님의 반대 의견을 전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비리사건으로 비화됐을 뿐 아니라 결국 부동산경기 침체로 좌초되면서 충남개발공사가 1000억원대 손실을 떠안을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그 이유에 대해 "계약서 상 충남개발공사가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시행사인 L건설사는 계약서대로 충남개발공사에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가 이번 사건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말들이 엇갈린다.
한편에선 친동생과 이 후보자와 가까운 인사들이 연루된 만큼 이 후보자가 이번 사건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혹이 다시 제기되고 있지만, 다른 편에선 "이 후보자가 공무원들이 강하게 요구한 사업을 마지 못해 승인해줬다"는 의견도 있다.
이 후보자 측은 "관련 자료를 찾고 있다"며 "공소장에 나온대로 이 후보자가 사업 참여에 반대한 것은 분명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