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 벽두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참여를 검토 중인 '국민모임(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 신당'이 정치권을 강타할 조짐이다.
정 상임고문이 참여하면서 실제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경우, 정당 지지도에서 새정치연합과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특히 야권의 주요 지지 기반인 수도권과 호남, 민주화운동 세대인 40~50대에서 국민모임 신당이 새정치연합과 대등하거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휴먼리서치>는 지난 12월 30~31일 이틀간 전국의 성인 남녀 1520명을 대상으로 '최근 정동영 상임고문이 참여를 검토 중인 국민모임이 촉구한 신당이 출현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는 신년 특집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 39.6%, 새정치연합 21.1%, 국민모임 신당 18.7%, 정의당 5.1%, 없음·잘모름 15.5%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과 국민모임 신당의 지지도 차이가 2.4%p에 불과해 사실상 대등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야권의 주요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새정치연합 33.8%-국민모임 신당 29.2%로 나타나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었다. 전국적으로 호남에서 국민모임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수도권에서도 신당 지지도가 만만치 않았다. 서울의 경우에는 오히려 국민모임 신당 22.7%-새정치연합 20.5%로 신당 지지도가 더 높았다. 경기·인천에서는 새정치연합 22.2%-국민모임 신당 18.6%로 조사됐다.
또한 야권 주요 지지층인 40~50대에서 국민모임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40대에서 새정치연합 27.1%-국민모임 신당 22.6%로 나타났고, 50대에서는 국민모임 신당 19.3%-새정치연합 16.0%로 역전됐다.
40~50대는 민주화운동 세대인 486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 개혁·진보 성향의 야권 지지층이 진보적 성향의 국민모임 신당이 나올 경우 중도·우경화된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신당으로 대거 옮겨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민모임이 촉구한 신당 창당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필요없다'가 49.6%, '필요하다'가 37.5%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41.1%), 경기·인천(41.8%), 호남(40.0%)에서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에서도 '필요하다'(48.8%)는 의견이 '필요없다'(41.5%)는 의견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필요하다'(59.6%)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무당파에서도 '필요하다'(44.8%)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정동영 참여·국민모임 신당 창당시...'새정치연합 지지기반 붕괴' 가능성
<휴먼리서치> 관계자는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모임 신당의 정당 지지도가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신당 추진 주체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이 야권 지지층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국민모임 신당이 현실화되고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구체화된다면 신당의 정당 지지도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신당 창당이 본격화되면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야권 재편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1월 초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모임 신당이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까지 가세하면서 현실화될 경우,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주요 지지 기반 이탈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정 상임고문의 신당행은 2.8 전당대회의 흥행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새 지도부가 출범하더라도 4월 재보선에서 국민모임 신당이 출전할 경우 이중삼중으로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새정치 전당대회-4월 재보선...'국민모임 신당'이 최대 변수
한편, 국민모임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국민모임'의 약칭으로 지난 12월 24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진영과 진보진영을 대표할 만한 야권의 각계 인사 105인이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신당 건설을 촉구'하는 105인 국민선언을 한 바 있다.
이들은 국민선언문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독주를 막고 국민의 생존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을 이미 상실했다"고 비판하고, "새롭고 제대로 된 정치세력 건설에 나서라"고 야권 전체에 촉구했다. 사실상 '새정치연합으로는 야권에 희망이 없으니 신당 창당에 나서라'는 호소문이었다.
특히 국민선언 이후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국민모임이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연말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며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의 초반 최대 이슈도 '정동영 상임고문의 신당행을 막아라'였다. 각 후보들의 출마 선언 등 전당대회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비롯, 문재인·박지원·이인영 등 전대 주자들도 정 상임고문의 탈당과 신당행을 적극 만류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정 상임고문의 신당행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흥행은 물론 향후 야권 전체의 판도에까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휴먼리서치>가 2014년 12월 30일~31일 2일간, 전국 거주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152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ARS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2.51%이고, 응답율은 4.0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