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영화 '내부자들'에서 이강희는 유력 일간지 주필로 있으면서 정재계 유력인사들과 결탁해 그들의 입맛에 맞게 여론을 주무르는 타락한 언론인의 전형이다. 이강희가 유력 정치인, 재벌과 벌이는 술자리에서의 향락은 이 영화에 강렬함을 더하는 장면으로 꼽힌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뭐하러 개, 돼지들에게 신경을 쓰시고 계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조국일보 이강희(백윤식) 논설주간이 내뱉은 소름돋는 대사다.
이 대사는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한때 '유행어'로 회자되며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의 부도덕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칼럼으로 권력을 주무르는 이강희 주필.
그런데 영화 속에 나올 법한 끔찍한 장면이 현실에서 그대로 재현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의 조국일보 이강희 주필과 같은 파렴치한 주인공이 한국사회에 실존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바로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송희영 주필이다.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은 칼럼을 통해 독자들에게 한국 사회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필봉'을 휘두른 유력 언론인이다.
그런 송희영 주필이 29일 오후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며 언론인으로서 수십년간 쌓아온 명예를 한순간에 잃게 됐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부실기업'인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억대의 호화 접대를 받은 유력 언론인이 바로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으니 말이다.
독자들에게 늘 준엄한 칼럼으로 '바른 소리'만 하던 송 주필이 '부도덕한 언론인'으로 밝혀져 조선일보 편집국은 침통한 분위기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검찰의 비리 수사를 받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억대의 호화 접대를 받은 인물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폭로했다.
김진태 의원은 "송희영 주필 등 일행이 받은 초호화 여행 접대의 경비는 2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도덕적 해이를 넘어 범죄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송희영 주필은 이날 조선일보에 사의를 표했지만 회사 측은 송 주필에 대해 보직해임을 결정했다.
국민들을 분노케 한 대목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부실기업으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VVIP 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수조원대의 분식회계로 국민들의 세금을 도둑질한 부실기업과 부도덕한 언론인의 '비리 콜라보'에 성난 민심은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오죽했으면 뉴스를 접한 국민들은 "조국일보 이강희 주필과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은 닮아도 너무 닮았다", "영화 '내부자들'의 실사판이 조선일보에서 그대로 재현됐다"면서 분노했다.
송희영 주필의 부도덕한 초호화 접대 사실이 알려지자 조선일보가 최근 잇달아 보도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도 그 '순수성'이 의심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가 청와대를 정조준해서 잇달아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정치권과 검찰 내부에서도 '뒷말'이 많다.
이쯤되면 영화 '내부자들'은 한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것 아니냐는 말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언론이 신뢰성을 잃게 되는 순간 독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는지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부패한 언론인은 부패한 정치인보다 사회적으로 더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앙 일간지의 유력 언론인이 초대형 비리에 연루된 이번 게이트에 대해 검찰은 철저히 수사해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적당히 짖어대다가 조용히지는 개, 돼지'가 절대 아니라는 사실을 정치인과 언론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kimht10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