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나라 구하는데 저를 던지겠다"…강진 칩거 마무리하고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강진의 사랑을 받고 산 저 손학규가 강진에서 일으킨 다산의 개혁 정신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며 정계복귀 의지를 재확인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사진)이 '강진 칩거'를 끝낸다고 밝히면서 정계 복귀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손 전 고문은 20일 전남 강진아트홀에서 '다산 정약용의 사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연에서 "저로선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날 것"이라며 "저 손학규는 다산의 절박함을 받들고자 한다. 강진의 사랑을 받고 산 손학규가 강진에서 불러일으킨 개혁사상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손 전 고문 강연에는 지지자 800여 명이 참석했다. 손 전 고문은 "모든 갈등과 위기는 광복 이후 쌓여온 분단 체제와 기득권 적폐로부터 온 것"이라며 "위기와 모순을 근본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정권교체는 물론 기득권 지배질서 교체를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손 전 고문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해 "남한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한순간 결정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빠져 있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연을 마친 뒤 손 전 고문은 '대권 도전을 의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먼 데서 오셔서 고생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언제 서울에 오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직 좀 더 (강진에) 있으니까"라고만 답했다.
손 전 고문은 강진에 머물며 책 출간 준비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이번 저서를 통해 헌법 개정, 진보적 경제시스템 구축, 남북 관계의 혁신적 변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출간 마무리 작업과 함께 손 전 고문은 호남을 포함해 전국 곳곳을 돌며 강연 정치와 민생 행보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손 전 고문 강연 부탁이 많이 들어왔다"며 "손 전 고문께서 내려가겠다는 뜻을 밝힌 뒤 강연 일정을 잡자고 했다"고 말했다.
손 전 고문 복귀와 함께 '제3지대론'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론'은 새누리당과 더민주 주류 세력을 제외한 인사들이 모여 대선후보를 내세운다는 주장이다. 20대 국회 원내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제3지대론'의 핵심이라면 원외에서는 손 전 고문이 핵심으로 꼽힌다.
그는 2년간의 강진 생활에 대해 "저는 정의로운 사회,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서 저녁이 있는 삶을 국민에게 드리겠다는 포부로 정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강진에 들어와 2년을 머물렀다"며 "강진에 살면서 저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반성했다. 극심한 불평등과 부정의에 고통 받는 국민, 국민을 무시하는 기득권 세력, 총체적 위기에 빠진 정치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손 전 대표는 또 "제가 정치에 입문하면서 서강대 제자들에게 마지막 강의에서 한 말을 군민에게 다시 드리면서 말씀을 마친다"며 "제가 무엇이 되는지를 보지 말고 제가 무엇을 하는지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상경 계획에 관해선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머지 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날 것"이라며 정계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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