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손상철 자문위원]지난 12일 연거푸 발생한 규모 5.1∼5.8 지진에 이어 1주일만에 경주에서 규모 4.5 여진이 발생하자 전국이 또다시 '지진 공포'에 빠져들었다. 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에서 규모 4.5 지진이 나자 경주시민은 물론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진이 나자 경주를 비롯해 포항, 대구 등 대구·경북 전역에서 약 10초간 진동이 감지됐다. 한반도가 지진의 공포에 빠진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가 지진에 안전하다고 생각해 왔다. 한반도와 구마모토를 포함한 일본 규슈 지역은 같은 유라시아 지각 판에 속하지만 한반도는 가장자리가 아니라 안쪽에 놓여 있어 일본처럼 위험에 노출돼 있지 않다는 논리였다. 이런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징후는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연평균 지진 발생 빈도가 1980년대 16회, 90년대 26회, 2000년대 44회 등 계속 증가했다.
2013년에는 91회나 있었다. 강도도 세져 왔다. 기상청이 2015년 국내외 지진 및 화산분화 현황을 발표한 내용을 보면 2015년 국내 지진 발생빈도가 44회로 예년 평균(47.8회) 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 때문에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휴화산인 백두산 천지 아래 서울시 면적의 두 배가 넘는 마그마가 존재하고 있으며, 폭발 가능성이 99%라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고, 경주를 중심으로 최근에 발생한 지진은 우리가 시한폭탄 옆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공포를 가지게 하고 있다.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한 대책 내진에 대한 부분일 것이다. 일본의 경우 1923년 간토대지진 이후 내진 설계의 필요성을 알고, 1924년 건축법에 관련 이런 내용을 시행하게 된다. 그리고 1981년에는 신 내진기준을 채택한 후 1995년 고베 대지진에서 건물의 80%는 피해가 없거나 가벼운 피해에 그친 반면 구 기준에 따른 건축물은 80%가 피해를 본 사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주)는 최근 발생한 지진과 관련하여 단순히 원전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말 대신 각 원전의 점검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당장 원전의 내진설계 이하의 지진발생이라고 안심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원전의 내진설계는 설계일 뿐으로 시공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전이 실제 어느 정도의 지진을 견디는지 평가를 해서 위험 가능성에 대한 보완을 해야 한다.
원전 이외에도 지진발생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개인이 갖고 있는 건물, 공공시설 등에 대해서도 내진과 관련된 위험의 점검과 평가를 통하여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른 국가의 지진사례를 통하여 자연재난의 파괴력과 피해정도를 충분히 알고 있기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대비해야 하며,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발생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비한 대응매뉴얼을 구축하고 실제로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