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2일 "검찰이 '신한사태'와 관련해 고발당한 라응찬(76) 전 신한지주 회장의 소환조사와 사법처리를 근거 없이 미루고 있다"며 제대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라 전 회장이 정확한 진술을 하지 못할 만큼 알츠하이머(치매) 증상이 있어 아직 소환조사를 못 했다는 검찰의 설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라 전 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겠다고 최근 공시했다. 농심 측은 라 전 회장의 경제 및 금융 관련 경험과 비법을 경영에 접목하려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라 전 회장이 지난해 말 '신한은행 동우회' 송년회에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술을 따르게 하는 등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밖에 지난해 8월 라 전 회장이 청바지 차림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포착된 점을 근거로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는 본인 주장과 달리 매우 건강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라 전 회장의 각종 불법·비리 행위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소환조사를 미룬다면 시민과 함께 항의 방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언급할 게 없다. 라 전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라 회장은 지난 2012년 부터 신한금융 사태 공판에서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유로 법원의 증인 출석 요구를 수차례 거절해왔다.
또 참여연대는 2010년 '신한사태' 당시 라 전 회장이 비리 의혹을 감추고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회사 사장을 몰아내고자 조직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라 전 회장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피고발인 조사를 미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