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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뇌물, '中企 밥그릇'까지삼표그룹 정도원의 '탐욕'..
경제

횡령뇌물, '中企 밥그릇'까지삼표그룹 정도원의 '탐욕'

박기태 기자 입력 2015/02/02 15:35
삼표, 탈세일감몰아주기담합 등 구설수로 '비리공화국' 전락



일감몰아주기에 뇌물, 탈세, 횡령, 비자금, 위장 중소기업까지. 한 회사에서 일어났다고 보기 힘든 일들이 정도원 회장이 이끌고 있는 '삼표그룹'에서는 실제로 벌어졌다. 삼표그룹이 '비리백화점', '비리공화국'이라는 낙인이 찍힌 이유다.

 

삼표그룹은 1966년 골재 채취와 레미콘 사업으로 시작해 성장한 회사다. 현재는 레미콘골재콘크리트기초소재철도철스크랩환경자원분체물류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레미콘 업계 국내 2위, 8년 연속 철도궤도 시공능력 1위, 철도부품업체 1위 등을 차지할 정도로 내실이 탄탄하다. 한해 매출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같은 성장 뒤에는 '추악한 비리'와 '경영진의 탐욕'이 숨어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지난달 말 조현룡 새누리당 의원(70)에게 징역 5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1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의원이 국내 철도궤도 부품업체로부터 1억6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조 의원에게 뇌물을 건넨 곳이 바로 삼표그룹의 철도 분야 자회사인 삼표이앤씨다. 1980년 출범한 삼표이앤씨는 현재 전체 철도궤도용품 시장의 20%를 장악할 정도로 성장했다. 성장의 비결은 바로 관급공사 독식이다. 실제 삼표이엔씨는 경부고속철도, 호남고속철도, 서울 지하철9호선, 부산대구 지하철 등 굵직한 관급공사를 잇따라 따냈다.    

 


 

이 과정에서 삼표는 '철피아(철도+마피아)'의 몸통으로 지목되며 '그룹차원에서 정관계에 엄청난 로비를 했다'는 소문이 관련 업계에 파다했다. 

 

이날 재판부는 "조 의원이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재직 당시 업체에 특혜를 주라는 취지의 부정한 지시를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그렇지만 뇌물수수를 인정한 만큼 '관급공사를 따내기 위해 삼표가 로비를 했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사실이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또 로비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과 아들 정대현 전무가 회삿돈을 일부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덕윤리요? 저희는 몰라요!'

 

업계 관계자는 "로비가 없었다면 삼표가 그만큼 공사를 수주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게는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도원 회장의 로비력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하다"고 꼬집었다.

 

삼표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표는 중소기업 고유 영역으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돈'에 현혹돼 기업 도덕이나 윤리쯤은 '가소롭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삼표는 정도원 회장의 친족이 위장 중소기업 지분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몫인 252억원을 가로챘다.

 

게다가 최근에는 충북 충주에 레미콘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역 중소 레미콘 업체들의 '영업 기반'도 위협하고 있다.  삼표는 2013년 동양으로부터 충청권 9개 레미콘 회사와 사업 부지, 영업과 관련한 유형 자산 등을 인수한 뒤 '유니콘'을 설립하고 양수인 지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지역 레미콘 업체들은 이에 대해 "대형레미콘 업체의 충주 진출은 지역 영세업체를 죽이는 행위"라며 "유니콘이 삼표의 자금 지원을 받아 저가공세에 나선다면 중소레미콘 업체들은 줄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삼표, 탈세일감몰아주기담합도 구설수 올라

 

여기에 오너 일가의 탈세와 일감몰아주기, 담합까지 업계에 나돌고 있는 삼표 일가에 대한 구설수는 수두룩하다. 우선 탈세와 관련해서는 정 회장 처남인 이재환 일산레저 회장이 이른바 '아침가리'로 불리는 강원도 인제의 토지를 매입하면서 세금 일부를 탈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감몰아주기는 삼표그룹의 사돈지간인 현대자동차그룹과 연관이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1995년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인 지선씨와 결혼했다.

 

주요 내용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사돈 기업인 삼표그룹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 실제 삼표기초소재는 현대제철에서 나오는 고수익 부산물인 슬래그를 대거 공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폐기물 중간처리 업체인 네비엔은 현대제철에서 나온 부산물인 슬래그를 재가공해 철을 추출한 후 현대제철에 되팔았으며 폐차를 가공·정제해 나온 철 원료도 현대제철에 공급했다.

 


 

현대그룹의 건설 계열사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옛 현대엠코) 등도 공사 현장에서 필요한 레미콘 물량을 삼표그룹에 몰아줬다.

 

삼표는 담합 의혹도 받았다. 2012년 7월 삼표이앤씨는 호남고속철도 익산~광주송정 구간(2공구)의 궤도공사업체로 선정됐다. 이 과정에서 오송~익산 구간(1공구)을 수주한 궤도공영과 함께 담합을 주도했다는 것. 두 업체가 구성한 컨소시엄은 각 공구 예정 가격의 89.03%와 89.48%를 적어 내고 계약을 따냈다.

 

이같은 삼표의 비위행위와 구설수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표그룹의 화려한 혼맥을 바탕으로 '절대 왕국'을 건설한 회사"라며 "배경이 너무나 든든하다보니 어느 정도의 비위 행위는 예전에는 묵인해 주는 분위기였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그 도를 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혼맥으로 '절대왕국' 건설…"무서울 게 없다"

 

실제 삼표그룹은 재벌가 내에서도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정 회장은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이들 모두 현대차·포스코·LS그룹 등 쟁쟁한 재벌가와 사돈을 맺었다. 장녀 지선씨가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과 화촉을 발힌 것을 비롯 차녀 지윤씨는 故(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사운드파이프코리아 대표와, 외아들 정대현 전무는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씨와 각각 부부의 연을 맺었다.

 

정 회장 본인도 1조원대 거부로 한때 명동 사채시장에서 '대부'로 통했던 故(고) 이상순 전 일산실업 명예회장의 둘째 사위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표그룹은 오너 일가의 지분이 100%인 오너 개인 회사"며 "경영주를 견제할 세력이 없는 데다 기업공개도 하지 않아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삼표그룹은 정 회장과 아들 정대현 전무가 각각 83%,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삼표그룹 관계자는 "삼표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과 기업 상장과는 무관하다"며 "상장을 검토하거나 계획하지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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