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변칙환타지 연습사진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국제공동제작 프로그램 ‘변칙 판타지’(작/연출 정은영)를 오는 10월 5일부터 9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변칙 판타지’는 작가이자 연출가인 정은영이 지난 2013년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수상과, 지난 해 아시아퍼시픽 트리엔날레, 광저우 아시아 비엔날레 등에 초청된 바 있는 시각예술가로, 2008년부터 ‘여성국극’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여성국극은 오직 여성 연기자들만 무대에 설 수 있는 한국 공연예술역사의 독특한 공연 장르로, 조선독립 이후 해방공간에서의 한국 근대화의 물결과 함께 등장했다. 1950년 한국전쟁을 전후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으나 60년대 말 설자리를 잃어가다, 1990년대 초반부터 1-2세대 배우들의 노력으로 여성국극 무대의 부활 조짐이 일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이르러 국가문화기금의 축소와 배우들의 노쇠함으로 인한 쇠퇴가 시작하면서, 2016년 현재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변칙 판타지’는 2000년대 초반 여성국극 부활의 시기에 기획됐던 여성국극 ‘춘향전’을 우연히 보게 된 30세의 회사원 N이 주인공이다. 여성국극 남자배우 L의 제자로 입문한 N은 여성국극 남역 배우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걸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거의 불가능한 것임을 깨닫고 도망친다.
작가는 인물 N을 통해 여성국극 마지막 세대의 상상 안에서 조형된 여성국극을 하나의 판타지로 설정해 여성국극의 ‘진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시각예술가 정은영은 남산예술센터의 만남에 혹자는 파격적인 형식적 변화와 시각적 경험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 작품에는 이러한 예상과 달리 고전적 드라마의 원형인 그리스 연극의 형식에서 출발한다. 남산예술센터의 반원형 무대에 영감을 얻은 작가는 그리스 연극의 ‘코러스’ 형식을 차용해, 아마추어 남성합창단 지보이스를 무대로 불러 이 한편의 환상극을 완성한다.
한편, 8일 공연 후 작가이자 연출가인 정은영과 배우 남은진과 지보이스가 대담을 가질 예정이다.
안데레사 기자, sharp229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