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봐야 깨닫게 될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이 바다 위를 날아야 백사장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
전쟁의 포화가 얼마나 많이 휩쓸고 나서야 영원한 평화가 찾아올까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친구여, 그 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네” - 밥 딜런, ‘Blowin' in The Wind’ 중에서 “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야 포탄이 사라질까? 얼마나 많은 죽음이 이어져야 너무 많이 죽었다고 생각할까? 오, 내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 속에 있지.”(밥 딜런 ‘블로잉 인 더 윈드’ 중)
2016년 노벨문학상은 ‘살아 있는 포크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화가인 밥 딜런에게 돌아갔다. 대중가수로는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2016년 10월 13일 오후 1시(현지시각) “위대한 미국 음악 전통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발명해 낸” 밥 딜런을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 사무 차관인 사라 다니우스는 “그는 위대한 시인이다. 그는 영어권 전통에서 위대한 시인이다.”라고 말하며 “그는 전통을 구현하고 있었으며, 54년 간 전통이 되어 왔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자신을 재발명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왔다.”고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태어났다. 밥 딜런은 초기에 포크 뮤지션으로 명성을 얻었다. 1962년 그는 ‘밥 딜런(Bob dylan)’이라는 이름의 첫번째 앨범을 발표했으며, 그 다음 해에 엄청난 인기를 누린 ‘블로잉 인 더 윈드’라는 포크송을 발표한다. 1965년부터 락앤롤을 연주하기 시작한 그는 ‘구르는 돌처럼(Like a Rolling Stone)'이라는 앨범을 발표했다. 이 앨범은 훗날 가장 위대한 대중 음악으로 평가받게 된다.
그 다음해에 오토바이 사고로 목 부상을 입은 밥 딜런은 재활 기간 동안 음악 활동도 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자신 인생과 음악 세계에 대한 총체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간다. 그의 컴백 앨범 ‘존 웨슬리 하딩(John Wesley Harding)‘의 곡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띤다. 1960년대 중반 그가 수많은 대중 공연을 했던 것과는 달리 1970년대에는 매우 소수의 대중 노출만을 한다. 1980년대에는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작품에도 종교적 색채가 강해진다.
밥 딜런의 작품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지친 삶을 다독여 주는 시적인 열정이 스며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장영희 교수는 <영미시 산책>에서 “오래 전부터 딜런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의 시들이 셰익스피어나 T. S. 엘리엇에 견줄 만하다고 책을 쓴 영문학자 소식도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중략) 그가 다른 유명한 시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시들은 책 속에 있지 않고 우리 삶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국내에는 그가 직접 쓴 <밥 딜런 자서전 : 바람만이 아는 대답> (문학세계사/2010년)이 출간되어 있다. 이 책은 밥 딜런의 초기시절부터 거장이 되기까지 아티스트로서의 삶, 그에게 창작과 영감을 준 사상을 담고 있다.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음유시인 밥 딜런> (한걸음더/2015년)은 가수인 밥 딜런 노래의 가사가 얼마만큼 시적이며, 어떻게 노벨문학상까지 타게 되었는지를 밝혀주는 책이다. 저자는 밥 딜런의 노래 가사를 해석하고, 문학적인 면모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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