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63)가 16일 참여정부 때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표결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공세에 대해 “참여정부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반격을 펼쳤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사실상 (북한과) 내통한 것”라는 공격에 대해선 “내통은 대단한 모욕” “내통은 새누리당이 전문 아닌가”라며 이례적으로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먼저 지난 15일 두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송민순 전 장관의 책을 보면서 새삼 생각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참으로 건강한 정부였다는 사실”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회고록에서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시 북한에 의견을 물어본 뒤 기권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참여정부 핵심 관계자 출신으로서 반박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10·4 정상선언이 있었고 후속 남북총리회담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외교부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계속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고, 통일부는 당연히 기권하자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대부분 통일부의 의견을 지지했다. 심지어 국정원까지도 통일부와 같은 입장이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양측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기권을 결정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정부, 특히 청와대의 의사결정 과정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엔에서 인권 탄압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드는 데 우리나라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원장과 거기 관련된 장관들이 찬반을 북한당국에 물어본 뒤 기권을 했다는 기가 막힌 소식을 접하고 막막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정치권의 사회 일각에서 종횡무진으로 날뛰던 그러한 세력들을 퇴출시키고, 바로 그런 세력들이 제대로 활동을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왔던 이 정권에 대해서 국제사회가 신뢰를 함으로써 이제 사방이 모두가 우리의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을 지지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 등 '종북(從北)'으로 규정한 세력을 퇴출시킨 전력을 소개하며 문 전 대표 측과 동일시하려는 의도가 깔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15일 "그 많은 국방 예산을 쓰고, 젊은이들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시간을 들이고,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는데, 그 적들(북한)하고 내통해서 이런 식으로 한 것"이라고도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송민순 회고록'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시사하며, 일단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을 오는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와 청문회, 대통령기록물 열람 등의 조사 방식에 대해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과 협의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을 국회 정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비박계 잠룡들도 가세, 김문수 "더한 종북·이적행위 못 봤다" 여권은 계파를 막론하고 문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파상공세에 돌입한 형국이다.
비박계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문 전 대표가) 지금 대통령이라면 똑같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냐. 지금도 또 북한 정권에 물어보고 결정할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가 '기권' 결정을 다수결로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따랐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인권을 외면한 부끄러운 결정에 어떻게 '민주'라는 단어를 쓸 수 있느냐"며 "외교안보가 다수결로 결정할 일이냐"라고 몰아세웠다.
김무성 전 대표도 "북한에게 (결의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다는 것이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이고, 잘못된 의사결정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좌익사범들을 알고 감옥에서 같이 생활해봤지만, 노무현 대통령문재인 비서실장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 이적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