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등이 연루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논란을 두고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대통령이 직접 나선것이다. 강제모금, 자금 불법유용 등 각종 의혹에도 두 재단 일을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못 박고, 최씨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관련 의혹을 ‘도 넘은 인신공격’이라고 일축하는 등 여론과는 동떨어진 현실인식을 보인 것이다. 검찰이 관련 의혹 조사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를 소환한 당일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최씨가 침묵·잠적한 상황에서 ‘대리 해명’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20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은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요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박 대통령은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고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두 재단이 박 대통령은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 두 재단의 성격”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퇴임 후를 대비한 것이라는 의혹을 두고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재단의 성격을 규정하고 ‘문제없다’는 지침을 준 것이다.
이러한 발언이 있기전, 시사인에 주진우 기자는 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얘기를 풀어놓았다.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그의 얘기를 모아봤다.
△ 도대체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은 누구?
주 기자의 말에 의하면 최태민은 과거에 “승려이기도 했다가 목사이기도 했다가 그랬다. 자기는 그렇게 주장하고 다녔다. 어디 가서는 자기가 단군이라고도 하고 어디 가서는 미륵이라고도 하고 어디 가서는 선사, 거사라고 했다. 굉장히 좀 미스터리한데 여러 이름을 달고 다녔다. 조계종, 태고종 이렇게 큰 종파는 아니었다. 기장, 예장, 합동 이런 데도 아니었다. 소수파의 목사, 소수파의 승려라고 본인이 주장하고 다녔다.
그리고 최 목사에 대해 당시 중앙정보부(지금의 국가정보원)가 내밀하게 파악했다. 최 목사를 조사한 전직 중정 조사관을 만나 보고서를 확인했더니 ‘사이비 목사’ ‘사이비 승려’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최 목사가 나중에 이름도 없는 교단을 만들었다. 중정 보고서엔 ‘교단을 만들어 (스스로를) 미륵이라고 칭했다’고 돼 있다. 교단 신도가 가장 번성했을 때도 수십 명이었고 보통 10여 명이서 모여서 지내는 그런 공동체 집단 정도로 보면 된다. 자기를 추종하는 10여 명과 같이 지내는 공동생활을 하는 그런 교단으로 저는 파악하고 있다.
최 목사는 이름을 일곱 번 바꿨고 부인은 지금까지 나온 사람만 6명이다. 나중에 산 사람이 임씨 부인, 김씨 부인인데 임씨 부인에게서 최순실씨가 태어났다. 순덕, 순실, 순천씨의 어머니는 다섯 번째 부인인 임씨 부인으로 저는 알고 있다.
(‘최 목사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이른바 교라고 하는 게 영향을 미친 건가, 안 미친 건가’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미쳤다, 안 미쳤다 제가 말하기는 그런데 박 대통령이 최태민 말만 들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나온다.
(‘최씨의 다섯 번째 딸인 최순실씨가 여러 자녀 가운데 이렇게 집중적으로 부각이 되는 이유는 뭔가’라는 물음에) 그 주변에서는 최순실씨가 최태민의 능력 그러니까 종교적인 능력을 이어받았다, 후계자라고 이렇게 얘기한다. 최순실씨에게 재산과 종교적인 부분, 모든 부분이 와 있다. 그래서 다른 형제들도 최순실씨에게 의지하고 산다.
△ 그럼, 최순실과 차은택은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갑자기 차은택씨가 최순실씨 집 일을 많이 도와줬다. 원래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성악가로 키우려고 했다. 그런데 자질이 조금 없었다. 정유라는 성악 레슨을 하면서 만날 울고 왔다. 잘 못하고 재미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중학교 때까지는 성악가로 돌리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 돼서 다시 승마로 돌렸다. 성악을 할 때 차은택 씨가 서울대 교수들을 소개해 주고 많은 사람들을 소개해 주면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최순실씨가 연예문화 이런 쪽에서 일을 좀 하고 싶었다. 직접 하고 싶었는데 역량은 안 되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 차은택 씨의 도움을 많이 샀다.
(‘차은택씨의 위세는 지금 이미 자료로 다 확인이 되고 있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외삼촌이고’라는 사회자의 말에) 외삼촌이다. 김상률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는 대학원 사제지간이다. 그 뒤엔 같은 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 콘텐츠진흥원장은 차은택씨의 20년 대부로 차은택씨한테 CF를 맡기던 사람이다.
△ 미르재단에 차은택은 얼마나 개입했나?
(‘실제 미르재단을 보면 1대 이사장이 사제지간이고 상임이사는 문화창조융합벨트의 본부장, 팀장으로 있던 사람이고 또 대통령 취임식 때 한복 해 준 사람이 이사로 있는데 그 사람은 같은 문화융성위원이다. 차은택 씨가 거의 이사진 구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미르재단은 거의 차은택 씨가 꾸렸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보는지 모르는데 저는 김종덕 씨가 차은택씨와의 관계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갔다고 본다. 2015년에 밀라노 엑스포가 있었다. 정기 엑스포 때는 국가관을 상해엑스포, 밀라노엑스포 식으로 짓는다. 한국관이 생긴다면 5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엑스포가 끝나면 4년 동안 준비한다. 산자부가 코트라와 함께 팀을 꾸려서 (한국관을 꾸리기 위해) 진행을 했는데 개막하기 몇 달 전 산자부에서 들고 간 안을 본 박 대통령이 계속 싫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핀잔을 주고 부서를 바꾸라고 해서 (한국관을 준비하는 부처가 산자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바뀌었다.
그래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차은택씨가 들어간다. 그랬더니 박 대통령이 무릎을 치면서 ‘내가 생각하던 게 바로 이거예요’ 하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차은택 씨하고 박 대통령의 친분은 그 전부터 있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자신을 도운) 차은택씨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이렇게 했다고 하는 얘기가 나온다. 차은택 씨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대통령도 차은택 얘기만 하면 그렇게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누구나 차은택한테 눈도장을 찍으려고 줄을 섰다. 차은택씨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사이였다는 것도 문체부의 최고위층과 청와대 최고위층을 통해 확인했다.
△ K스포츠 재단에 관여한 제2의 차은택 있다??
실제, K스포츠재단은 차은택씨가 주도하지 않았다. 최순실씨와 가까운 베일에 싸인 분이 한 분 있다. 아직 이름을 공개할 때는 아니다. 승마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최순실씨 딸을 봐주던 분이다. 최순실씨 딸이 승마 국가대표가 되는 데도 크게 기여한 사람이다.
체육계에서 국가대표 관련 일을 하는 분이다. 사실 최순실씨 딸인 정유라씨의 승마 실력에 대해서 관심이 좀 많다. 우리나라에 마장마술 하는 선수들이 몇 명 없다. 그리고 마장마술은 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정유라 씨가 냉정하게 보면 한 10위권이었다. 10위권인데 아시안 게임 선발전 즈음에 성적이 좋아진다. 그리고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뒤로 가거나, 안 나오거나, 아니면 심판한테 외압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무튼 4위까지 턱걸이로 국가대표가 된다. 이걸 관리한 사람이 승마협회 박 아무개씨와 이분(K스포츠 재단을 주도한 베일에 싸인 사람)이다.
이들이 승마협회한테 굉장히 압력을 가해서 정유라씨가 국가대표로 나갔다. 정유라를 국가대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두 사람 중 한 명이 K스포츠 재단의 핵심이다. 이분(K스포츠 재단을 주도한 베일에 싸인 사람)의 지인들이 차은택씨 지인들이 미르재단에 다 간 것처럼 K스포츠 재단을 접수했다. 모두 다 (K스포츠 재단을 주도한 베일에 싸인 사람과) 학교 선후배, 지인,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다.
△ 미르 재단과삼성이 K스포츠 재단에 가장 큰 역할?
창조경제, 문화융성, 평창올림픽을 위한 스포츠 부대행사와 관련된 일을 차은택과 이분(K스포츠 재단을 주도한 베일에 싸인 사람)이 다 했다. 이게 관련 예산이 30조원이 좀 넘는다. 대통령이 차은택 말이 아니면 그런 쪽 관련된 일은 컨펌을 안 해줬다고 한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이 사람(차은택)을 너무 많이 찾아와서 힘들다고 주변에 얘기할 정도였다.
저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배후에도 삼성이 있다고 본다. 삼성이 먼저 돈을 모아서 ‘이렇게 주자’고 선동하면 다른 기업들이 안 낼 수 없었던 그런 분위기를 만든 것도 있다. 박 대통령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자 최순실 씨와 정윤회 씨를 잡으려는 삼성의 노력이 컸다.
그래서 (삼성이) 뭘 해줄까 하다가 승마를 통해 (최순실씨 딸인) 정유연(정유라의 개명 전 이름)의 미래를 보장하면 자기네들이 (권력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 큰 그림을 그린다.
삼성 프로젝트는 정유연 하나를 위해 만들어져 있었다. 정유연씨가 독일에서 몇 군데 승마장을 다녔다. 처음엔 삼성이 섭외한 승마장에 갔는데 너무 적적하고 북쪽이라 기우도 좀 안 좋아서 정유연씨가 크게 불만을 표해 갑자기 그걸(처음 섭외한 승마장을) 접고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그걸 만들어준 것도 삼성이었다. 취재한 바로는 그런 실무적 과정에 삼성이 직접 개입했다. (‘삼성이 정유라를 원톱으로 하는 승마단을 만들어 말도 사고 승마장도 만들고 이런 장기적 프로젝트를 한 것은 그걸 통해 삼성이 최순실씨와 가까워지기 위해서였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그렇다.
지난번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불법이 있다면 누구라도 엄정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20분 모두발언 중 9분여를 할애해 각종 의혹 반박에 치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강제모금 의혹을 두고는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 의지”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왔다”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패한 문체부를 두 재단 관리·감독에 향해선 “더 이상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주기를 바란다”고 ‘셀프 감독’을 지시했다. 최씨의 호가호위 의혹이나 총장 사퇴까지 빚어진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부정 문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지난달 22일 수석비서관회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가 지난달 20일 언론에 처음 보도된 지 한 달 만에 악화되는 여론에 밀려 직접 언급했지만, ‘대리 해명’과 논란 덮기에만 주력한 것이다.
야당쪽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처럼 구체적으로 장황하게 조목조목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낸 적은 없다”고 썼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낯 뜨거운 자화자찬과 도둑이 제 발 저린 식의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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