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2일 토요일 오전 11시.
서울 인사동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평양시민회 정기총회에 참석했지요.
실향민 일세 어르신 한 분 모시고자 갔는데 자나깨나 북의 고향을 그리는 노구의 실향민들과 탈북 새터민들, 그리고 장학금을 받는 이세들이 마음을 나누는 자리였지요.
십년 전 평양에서 탈북하여 서울에 정착, 가수로 활동하며 북의 외아들에게 송금하고 있다는 사십 중반의 여성은 찔레꽃 노래를 참 구성지게 불러 박수를 많이 받았고, 함경도 회령에서 탈북한 조선여인 미인도 북의 가족 먹여 살리며 서울에서 열심히 산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탈북인에 대한 편견과 모멸, 그리고 차별대우에 대한 서러움을 토로하는데 마음이 아팠네요. 함경도 탈북 가족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자니 그래도 우리는 맘껏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족에 대한 자본주의적 태도는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북인들조차 우리가 포용하지 못한다면 정녕 통일은 요원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상생코자 하는 마음이 흘러 넘치면 핵보다 더 큰 기운이 남과 북을 아우를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날 본 행사에서 선보인 평양검무는 한 민족의 예술과 정서를 공감케 하였지요.
평양검무는 동적인 춤사위로 대담하고 활발하고 전투적이라는 평이 있습니다. 양손에 든 칼을 밖으로 돌리다가 무대에 콕콕 찍는 동작과 평안도식 피리가락을 주조로 한 장구 장단의 볶은 타령이 삽입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라네요.
오매불망 평양수복을 기원하는 이북 오도민과 이산가족의 사연을 들으며
하루속히 남과 북의 장벽이 무너지고 통일 한민족이 돼야 한다고 기원했습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더 이상의 야만적 비극은 종말을 고해야 한다고!
과연 누가 더 역사의 순리에 합당한 민족 사랑을 실천하는가에 주도권이 달려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ㅡ산경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