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경찰서는 검사를 사칭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인출책 중국동포 김모(24)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이들과 함께 인출책 아르바이트생으로 활동한 한국인 여성 이모(23)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30분쯤 권모(27)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들을 검사라고 속이며 "당신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라"고 말해 권씨가 미리 만들어진 피싱사이트로 접속토록 했다.
이후 권씨의 계좌번호와 휴대폰번호, 보안카드 일련번호 등을 알아낸 뒤 이를 이용해 권씨 계좌로부터 2900만원을 빼가는 등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6명으로부터 총 2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 입건된 이씨 등은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액아르바이트'라는 광고 문구를 보고 김씨 등에게 연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높은 사람들의 돈을 세탁해주는 아르바이트'라는 말을 듣고 보이스피싱 인출책 아르바이트 일을 시작했다.
김씨 등은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던 이씨 등에게 "돈을 인출한 뒤 도망가면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위협하며 이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감시했다. 실제 김씨는 31㎝ 상당의 흉기 2자루를 자신의 가방에 소지하고 있기도 했다.
김씨 등 구속된 이들은 모두 중국동포로 각각 범행을 위해 지난달 12월과 올해 1월 취업비자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김씨 등을 미행해 지난달 26일 용산구에 위치한 한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려던 이들을 모두 붙잡았다. 또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대포통장 5개, 체크카드 11개, 대포폰 4개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같은 보이스피싱 범행의 총책이 중국에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