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집회에 10만이 넘은 시민이 모여 시위를 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일으킨 진상규명 및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결국 1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였다.
[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박근혜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며 광화문 광장에 집결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인파에는 학생과 직장인 등 세대를 초월했다. 세종대로를 가득 메워 양방향 모두 차량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위참가자는 거듭 늘어나고 있다.
5일 오후 5시30분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분노문화제가 진행되고 현재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이 주최한 '모이자! 분노하자! 있다. 주최측 추산 12만명(경찰 추산 4만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오후 5시50분 현재 1부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세월호 4.16가족협의모임 사이전과 세종대왕 동상을 기점으로 양쪽 도로까지 점령한 가운데,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시민들의 행렬은 청계광장을 넘어 시청, 종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시민들은 제각기 '박근혜 하야하라',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김보미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이후 세월호 진실규명과 국정교과서 중단 등 응당 이뤄져야 할 일만이라도 해결되길 바랬지만 우리는 황망한 마음 감추지 못하고 오늘 이자리에 다시 모였다"며 "우리 대학생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간명한 일을 시행하기 위해 계속 거리로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무석 건국대 학생 역시 "(이번 사태로) 정말 피해를 본 사람은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안정적 일자리가 줄어들고 희망과 미래를 공격당한 것은 우리들"이라며 "국민이 주권자로 당당할 수 있는 그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대학생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최창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정권의 충복이 되라는 노골적인 강요와 징계 운운하는 협박에 굴복하지 않고 공무원과 교사들이 나섰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과 인연을 끊지 말고 최순실의 품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손미화 강원대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계급의 정경유착이 종교적 외피를 쓰고 나타난 것"이라고 규정하며 "박근혜 정권이 하루빨리 퇴진하고 노동자와 국민이 중심이 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계에서는 박근혜퇴진기독교운동본부 김경호 목사가 나섰다. 김 목사는 “국가가 자기 국민(고 백남기 농민)을 살해하고도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권력이 자기 주인을 물어뜯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은 불의한 권력에 뭉개진 모든 국민을 대표한다”며 “그의 주검은 당신들의 존재가치는 이제 잃었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에서만 10만명의 시민들이 집회에 참석하고 전국에선 20만명의 국민들이 함께 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최측은 이날 촛불집회의 부제를 '분노 문화제'로 정하고 각자의 분노를 들려줄 수 있는 물건을 가져올 것을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시민들은 이에 맞춰 탬버린이나 꽹과리 등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를 비롯해 '셀프 피켓'과 가면 등을 가지고 거리로 나왔다.
집회는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한다. 광화문광장에서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오는 행진 이후에는 다시 2부 집회를 열어 오후 8시15분까지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법원이 이날 시민들의 행진을 허용한 만큼 이를 존중해 행진을 보장할 계획이다. 다만 안전사고를 고려해 220개 중대 2만여명의 경력 등 가능한 인력을 모두 동원해 배치했다.
이날 집회에는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 머리가 초로한 노점상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시민 최경희씨는 "아이들에게 착하고 정직하게 살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왜 부끄러움이 우리의 몫이 돼야 하나"라며 "나쁜 사람이 처벌받고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엄마아빠가 광장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발언이 이어지는 중간중간 "옳소"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고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발언자를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