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영결식은 오후 4시께 마무리됐으며 곧바로 ‘박근혜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2차 범국민행동 집회가 진행됐다.
고인은 이날 밤 고향인 전남 보성으로 옮겨지고, 6일 보성과 광주에서 노제를 거쳐 광주 망월동 5·18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영결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영결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최근 ‘박근혜ㆍ최순실 게이트’로 명명된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야 이 나라가 제대로 바뀔 것인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또 백씨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등을 언급하며 “박근혜 정권이 저질렀던 모든 국정농단을 이제는 끝내겠다”며 “당신이 꿈꾸었던 상식과 정의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경찰의 물대포 사용을 가리켜 “건강한 청년도 견딜 수 없는, 철판을 휘게 하고 벽돌담을 순식간에 부숴버리는 살수차의 ‘살인적 물줄기’였다”며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폭력이다. 이것은 국가의 이름으로,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이 집회에도 경찰은 소방수 사용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이를 불허했다”며 “앞으로 그 어떤 경우에도 경찰의 진압목적의 소방수 사용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하 박 시장의 추도사 전문.
<우리가 백남기입니다-백남기 농민을 위한 추도사>
오늘 우리는 흙의 정직함을 믿고 순박하게 살아온 한 농민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자신도 가정도 사회도 나아질 수 있다고 믿으며 살았고 그렇게 실천했던 한 농민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 여인의 남편이었고, 두 딸과 한 아들의 자상한 아버지였던 백남기 농민을 우리는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 보냅니다. 불의에 맞서서 싸우고 누구보다 먼저 행동했던 선량한 한 국민이었던 백남기 농민을 우리는 이렇게 처절하게 떠나 보냅니다.
쌀값 보장하라고 외치는 일이 무슨 잘못입니까?
이땅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 물러가라 외치는 것이 무슨 잘못입니까?
그런 당신에게 돌아온 것은 살인적 물대포였습니다.
건강한 청년도 견딜 수 없는, 철판을 휘게 하고 벽돌담을 순식간에 부숴버리는 살수차의 살인적 물줄기였습니다.
그 살수차의 물줄기가 당신의 몸을 무너뜨리고 마침내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국가적 폭력입니다.
이것은 국가의 이름으로,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된 범죄행위입니다.
3백여일동안 병상에 누워 있었지만
정부도 경찰도 책임자 그 어느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사과한마디 없었습니다.
오히려 존엄한 당신의 몸에 부검의 칼날을 대려 했습니다.
이런 국가의 몰염치한 행동을 우리가 용납할 수 있습니까?
이 부도덕한 권력을 우리가 용서할 수 있습니까?
오늘 이 집회에도 경찰은 소방수 사용을 요청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를 불허했습니다. 앞으로 그 어떤 경우에도 경찰의 진압목적의 소방수 사용은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국민을 상대로 살인적 물대포를 쏘게 한단 말입니까?
당신은 늘 주변사람들에게 미안해 했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싸운 것은 후손들이 더 나은 세상에 살기 위한 것인데 여전히 세상은 변한것이 없어 미안하다고 주변 지인들과 자녀들에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은 여생 손주 재롱을 보면서 지내실 나이에 좋은 세상만드는 운동에 참여하겠다고 굳이 서울로 올라오셨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에게 이런 나라가 아닌 좋은 나라를 물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 누군들 이런 불의한 나라를 사랑하는 손주에게 물려주고 싶었겠습니까.
그 누군들 이런 불공정한 나라를 사랑하는 손주에게 물려주고 싶었겠습니까.
당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손자만큼은 농민이 살만하고, 노동자가 살만하고, 땀흘려 일한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그래서 이 땅의 국민들이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에서 살기 바랐을 것입니다.
최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된 소설같은 이야기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나야 이 나라가 제대로 바뀔 것입니까.
참으로 분노스럽습니다.
참으로 절망스럽습니다.
그러나 백남기 선생님,
이제 우리가 백남기입니다.
이제 우리가 백만, 천만의 백남기입니다.
당신을 위하여, 당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하여 이제 우리가 나서겠습니다.
그리하여 세월호의 진실, 우리가 밝히겠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우리가 막겠습니다.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우리가 막겠습니다.
개성공단 폐쇄, 우리가 다시 돌려놓겠습니다.
농민의 생존권,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눈물, 우리가 닦아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시 돌려놓겠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저질렀던 모든 국정농단 이제는 끝내겠습니다.
당신이 꿈꾸었던 상식과 정의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이제 우리가 평등하고 공정하고 의로운 세상으로 바꾸겠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들고 일어나 대한민국의 역사를 다시 쓰겠습니다.
이제 주권자인 국민이 이 땅의 주인임을 확인하는 그런 승리를 이루겠습니다.
이제 우리가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기필코 이뤄내겠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을 떠나보낸 이 자리에서 우리는 또다시 촛불을 들겠습니다.
국민의 주권이 존중받는 나라, 국민권력시대를 만들겠다는 희망의 촛불을 들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드는 촛불이 내일의 희망찬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빛이 될 것을 믿습니다.
백남기 선생님,
참으로 수고많으셨습니다.
이제 그 고단한 짐, 미안함과 부끄러움 우리들에게 다 내려놓으시고
편히 가십시오.
2016년 11월 5일 서울특별시장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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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긴급성명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
그동안 사회원로와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시국을 걱정하고 나라의 갈 길을 고민하는 여러분들의 말씀을 경청하고 고민하는 중에 오늘 아침 개각 소식을 들었습니다. 나라를 이지경으로 만들어놓고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 또다시 분노하게 됩니다. 이에 저는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신뢰를 잃었습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막중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도덕적, 현실적 상황이 아닙니다. 경제위기, 민생도탄, 남북관계위기 등을 ‘식물대통령’에 맡겨둘 수가 없습니다. 대통령의 위기가 나라의 위기, 국민의 불행이 돼서는 안됩니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개각명단을 발표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박 대통령은 조각권을 행사할 자격을 이미 상실했습니다. 국가 위기 사태를 악화시키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농간은 즉각 중단돼야 합니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여당과 대통령이 주도하는 모든 수습방안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셋째 박 대통령도 헌법유린과 국정농단과 관련한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주도하는 수사는 진실규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하고, 주도한 사안인만큼 대통령 자신이 수사를 받아야 합니다.
넷째, 저는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각층이 모여 조직된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오직 국민을 믿고 국민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앞으로 이 시국회의가 진행하는 평화로운 집회가 안전하고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시는 모든 행정편의를 지원하겠습니다.
다섯째,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도 이 시국회의에 참여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과 유리된 어떤 정당이나 정치인도 있을 수 없습니다. 기득권과 당리당략을 내려놓고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국가 위기 극복방안을 국민 속에서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여섯째, 이번 사태의 해결과정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국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대통령의 잘못으로부터 기인한 것이지만 대통령 한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근본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에야말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갈 근본적인 정치혁신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당장의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넘어서 새로운 민주주의 질서와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낡은 시대의 마지막 페이지이자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페이지가 되어야 합니다.
헌법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도, 정치인도, 그 누구도 결국 국민의 요구에 따라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이 정신에 입각하여 진정한 국민권력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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