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막다른 골목길에우뚝 마주선 두 그루 나무 사이로채찍같은 바람 불어
고운 잎새속절없이 다 떨구었으니애처러운 천하 벌거숭이로세
어찌 돌이킬 수 없는 거리에서그대가 나 ㅡ무라 하니그래, 나 또한 나ㅡ무라
마지막 계절의 바람 앞에일체를 비우고서야깊어지는 자유로움이건만
수직으로 아득한 창공나란히 하늘바라기로 서서그대와 나, 다만 그리워할 뿐이네.ㅡ산경 김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