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단한 애국자는 못되더라도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괴롭습니다. 어떻게 정치를 하였기에 인생의 낙조(落照)를 바라보는 늙은이 까지 나라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거정말 큰일이 아닌가요?
BC230년경에 ‘한비(韓非 : BC280?~BC233)'가 만든 책으로, <한비자(韓非子)>라는 책이 있습니다. 진시황(秦始皇)은 한비자의 전제정부(專制政府)에 관한 이론에 깊은 감명을 받아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후 이를 통일 국가의 정치 원리로 삼았습니다.
그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編)>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눈은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뜻의 ‘목불견첩(目不見睫)’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뜻은 자기 자신부터 잘 헤아리라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눈썹은 볼 수 없듯이 자기 자신을 살피는 것보다 남의 사정을 살피는 것이 더욱 쉽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사람의 지혜란 눈(目)과 같아서 백보 밖의 물건은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눈썹은 볼 수 없다.”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한비자가 춘추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비유를 들어 이야기합니다. 춘추시대 초장왕이 월(越)나라를 정복하려고 하자 대부(大夫) 두자(杜子)가 진언을 드립니다. “왕께서는 무슨 이유로 월나라를 치려고 하십니까?” “월나라는 정치가 어지럽고 군사력이 약하기 때문이요” 다시 두자가 진언합니다.
“저는 사람의 지혜가 눈(目)과 같아서 걱정입니다. 장교(莊 : 최순실)란 자가 나라 안에서 도적질을 하고 있지만 벼슬아치들이 이를 묵살하고 그냥 두고 있는데 이것은 정치가 바로 서지 못하고 어지럽기 때문입니다. 군사력이 미약하고 정치가 어지러운 것은 초나라가 월나라보다 더 한데도 월나라를 치려고 하시니 이는 지혜가 눈(目)과 같은 이치인 것입니다”라고 고하니 이 말을 들은 초장왕은 월나라를 정벌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한비자는 이 고사를 설명하며 말하기를 “아는 것의 어려움이란 남을 보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그 머리 좋은 청와대 전비서관들이 모조리 자신의 죄는 없고 모두가 대통령이 시켜서 한 일이라고 발뺌을 합니다. 청와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역시 자기로 인해 박 대통령과 여당이 곤란을 당하고 있는데도 얼른 물러나질 않고 질척거리다 해임됐습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직언(直言)하는 참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직언하는 신하가 없는 나라가 승리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직언하는 충신이 없고 간신배들만 들끓으니 최순실 같은 아녀자가 국정을 농단(壟斷)하고 대통령 이상의 권력을 휘두른 것입니다. 그러고도 어찌 나라가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요?
그 한비자에 ‘나라가 망하는 10가지 징조’라는 글이 있습니다. 새삼 2300년 전 살았던 한비자의 경고가 오늘 날 우리국민들의 정서와 묘한 공감을 불러오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그 '한비자'에 나오는 ‘나라가 망하는 징조’가 무엇인지 알아봅니다.
첫째, 법(法)을 소홀이 하고 음모와 계략에만 힘쓴다. 국내정치는 어지럽게 두면서 나라 밖 외세(外勢)만을 의지하다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둘째, 선비들이 논쟁만 즐긴다. 그리고 상인들은 나라 밖에 재물을 쌓아두고 대신들은 개인적인 이권만을 취택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셋째, 군주가 누각이나 연못을 좋아한다. 또한 대형 토목공사를 일으켜 국고를 탕진(蕩盡)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넷째, 지적하여 비난하는 자의 벼슬이 높고 낮은 것에 근거하여 의견(意見)을 듣는다. 그리고 여러 사람 말을 견주어 판단하지 않으며, 듣기 좋은 말만하는 사람 의견만을 받아들여 참고(參考)를 삼으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다섯째, 군주가 고집이 센 성격으로 간언(諫言)은 듣지 않는다. 그리고 승부에 집착하여 제 멋대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여섯째, 다른 나라와의 동맹(同盟)만 믿고 이웃의 적을 가볍게 생각한다. 그리 행동하면 나라는 망할 것이다.
일곱째, 나라 안의 인재(人才)는 쓰지 않고 나라 밖에서 온 사람을 등용(登用)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오랫동안 낮은 벼슬을 참고 봉사한 사람 위에 세우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여덟째, 군주가 대범하여 뉘우침이 없다. 그리고 나라가 혼란해도 자신은 재능(才能)이 많다고 여긴다. 또한 나라 안 상황에는 어두우면서 이웃적국을 경계하지 않는다. 또 반역세력(反逆勢力)이 강성하여 밖으로 적국(敵國)의 힘을 빌려 백성들은 착취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아홉째, 세력가의 천거(薦居)받은 사람은 등용되고, 나라에 공을 세운 지사(志士)는 내 쫓는다. 그리고 국가에 대한 공헌(公憲)은 무시되어 아는 사람만 등용되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다.
열째, 나라의 창고는 텅 비어 빛 더미에 있는데 권세자의 창고는 가득 찬다. 그리고 백성들은 가난한데 상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서로 이득만을 꾀하면 반역(反逆)도가 득세한다. 이런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그 나라는 반드시 망할 것이다.
어떻습니까? 2300여 년 전의 나라와 현재 우리나라 현실이 비슷하지 않은가요? 지난 11월 12일(토) 광화문일대에서 대통령 하야(下野)를 외친 100만 군중들의 함성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날 서울도심에서는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라고 하는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확대하면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엄청난 태풍이었습니다. 그리고 집회 참가자들은 최종 집결지인 내자동 로터리까지 평화적인 행진을 하는 성숙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개벽을 외치는 상두소리입니다. 그리고 새 날을 재촉하는 온 국민의 함성일 것>입니다. 우리 어서 기도 올려 새 하늘을 맞으시지요!
프로필 :
법명 김덕권 1940년생
원불교 여의도교당 고문
원불교 청운회장
원불교 문인협회장
원불교 모려회장
덕화만발 카페지기 역임
덕화만발 <덕인회 상임고문>
저서 : 진흙 속에 피는 꽃외 다수
단기 4349년, 불기 2560년, 서기 2016년, 원기 101년 11월 10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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