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안데레사기자] 탁핵 과후 첫 주말을 맞은 광화문광장에는 오늘(10일)에도 60만이 모였다. 이제 시작 참석자들은 대통령 탄핵 가결을 자축하고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판결,대통령에 대한 처벌 등을 촉구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로 모여 광화문광장을 촛불의 물결로 뒤덮었다.
“진짜 박수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지요?”
10일 오후 4시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김제동의 만민공동회’에서 김제동(42)씨가 시민 2만여 명(경찰 추산 4천여명)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김씨가 “국회에서 탄핵안을 가결시킨 것은 바로 우리들이라고 생각하시지요”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예~”하고 대답하며 박수로 환호했다. 이어 김씨는 “박수는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선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받아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근 외국 친구가 전화를 걸어와, ‘이번 촛불집회의 리더가 누구냐?’라고 묻길래, ‘300만이 리더인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라고 말해 줬습니다.”
김씨는 “하지만 오늘 이 곳은 금남로이기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광주’가 없었다면, (80년 5월의)그 젊은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민주공화국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광주 희생자 유족 어머니들 어디 계세요?”라며 5월 어머니회 회원들을 찾았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난 5월 어머니 10여 명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또 우신다. 우짜노~.” 시민들은 김씨의 제안에 따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불렀다.
이어 김씨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시민들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개인적인 이야기, 시국 이야기 다 좋습니다. 연애 고민 상담을 하면 풍부한 실패 경험담을 들려주겠다.(웃음)” 이날 첫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시민은 박유진(18·고3)군이었다. 박군은 “탄핵 소추안에 반대한 56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은 (약속대로)손에 장을 지져야 한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씨는 “사람 다치면 안되니까, 이정현 대표는 ‘쌈장’ 정도에라도 손을 놓고 사진을 찍어 올리라”고 농담을 던졌다.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대통령 즉각퇴진’을 촉구했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은 “우리는 언제든지 촛불을 들어야 한다.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이 들어 괴로우면 내려오세요~”라고 말했다. 전남의 성지송학중 2학년생은 “국민 여러분 모두 수고하셨다고 말하고 싶어서 나왔다. 옆사람의 손잡고 따라 외칩시다”라고 제안했다. “니가 있어서 내가 있어서 함께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삼청동 파출소 앞에서도 시민 1000여 명의 행진이 진행됐다. 이들은 청와대를 향해 "범죄자는 감옥으로", "안 나오면 쳐 들어간다, 박근혜는 감옥으로"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헌재 못 믿겠다", "우리가 주인이다, 세상을 바꾸자"는 구호도 나왔다. 폴리스라인 앞에서 1시간가량 시위를 마친 시민들은 본대회 참석을 위해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왔다.
6세 아들, 남편과 함께 집회에 나온 김현정(41세. 여의도)씨는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할 건 없지만 나와서 소리는 질러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큰 소리를 낼 순 없지만 다 같이 나와서 외치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바뀌어야죠"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직접 제작한 개성 있는 소품과 손 팻말을 들고 나왔다. 해치광장 벽면에는 영화 <광해> 포스터를 패러디한 '근혜' 포스터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근혜' 포스터에는 주사기로 '올림머리'를 고정시킨 박 대통령, 연설문을 든 중전 최순실씨, 그리고 내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등장한다. 광장 바닥에는 시민들이 밟고 지나갈 수 있도록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을 보인 새누리당 의원들의 사진이 붙었다.
sharp229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