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심종완기자] 김제동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촛불의 주인이다라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김제동은 이 글에서 "온라인에서도 촛불을 들자는 제안에 오로지 개인의 자격으로 참여한다는 취지에 동의했다. 누군가를 대표할 자격이 저에게는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며 "취지와 다르게 진행이 되고 있을 때 빠지겠다는 의사도 이미 주최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정치는 삼류, 국민은 일류"
지난달 12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한 3차 집회가 열렸다. 이날 김제동은 광장콘서트 '만민공동회' 진행자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밝혀졌다. 이 땅에 진짜 대통령이 누구였을까"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 최순실씨였다고 생각하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써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3년 반 동안 이어져온 것은 시민 여러분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제동은 '내란'에 대해 정의했다. 그는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것'을 내란이라고 하는데, 나라의 근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세종대왕이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요. 그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국가의 근본' 이라고 했는데 백성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 시민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치는 삼류지만 국민은 일류"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영상이 확산되면서 촛불집회의 대표적인 유행어로 남았다.
"박 대통령, 헌법 위반했으니 내란죄"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은 이어졌다. 지난달 26일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대구시국회의에서 김제동은 5만 여명(경찰 추산 7,500명)의 시민들에게 "박 대통령을 즉각 체포해 내란죄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 84조에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 한다'고 돼 있다"면서도 "헌법 1조 1항과 2항의 권한을 국민에게 주지 않고 최순실에게 줬으니 헌법을 위반한 것으로 즉각 체포해 구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으니 그것이 내란이고, 내란을 범했으니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날 김제동은 대구의 지역 민심을 보듬기도 했다. 그는 "대구는 전두환, 박근혜의 고향이기 전에 곽재우 장군이 지켜낸 땅이고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던 청년 전태일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2.28학생운동, 국채보상운동을 한 고장으로 대구의 정신은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의 산업화를 일군 것은 박정희대통령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아버지, 어머니들"이라며 "박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을 위해 세금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누가 이기나 봅시다"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결정을 국회에 떠넘겼다.
담화가 발표된 직후 김제동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담화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게재했다. 다음은 김제동이 남긴 게시 글 전문이다.
"우리는 횃불을 들고, 국회는 탄핵을 하고, 특검은 수사를 하고, 헌재는 심리를 하고, 당신은 즉각적 퇴진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시대를 열고, 결국 촛불을 끄지 않고 횃불이 되어야 하는 이유,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촛불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그들의 손에 우리를 맡기면 안됩니다. 더 즐겁게 힘 냅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누가 이기나 봅시다."
"탄핵 부결되면 나부터 국회담장 넘겠다"
탄핵안 처리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김제동은 국회 정문 앞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응답하라 국회 시국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사회자로 무대에 선 김제동은 "국민의 명령이다. 새누리당은 탄핵을 가결하라. 금배지가 어디서 왔는지 잊지 마라"라며 탄핵 부결 입장을 보인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또 "'친박', '비박'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친 국민'은 하나도 없고, '친박', '비박'만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그는 "탄핵안 부결되면 나부터 (국회 담장을) 넘겠다"며 "제발 (내가) 법을 어기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국민 목소리 제대로 들을 때까지 지치지 말고 갑시다"
10일 광주에서 진행된 만민공동회에서는 탄핵안 가결 후에도 계속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제동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은 촛불을 든 국민들이 해낸 것"이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정부를 만들 때까지 지치지 말고 끝까지 함께 가자"고 시민들을 북돋았다. 이어 "촛불을 든 국민 각자가 대통령이고 대표성을 지닌다"며 "5·18 민중항쟁 등 민주화에 젊음과 영혼을 바친 광주시민이 없었다면 집회의 자유와 민주공화국에 살 권리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과 검찰은 촛불의 힘으로 움직였다"며 "헌재도 국민의 뜻을 받드는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누군가를 대표할 자격이 제겐 없습니다"
위기 상황에도 호소력은 빛났다. 김제동은 최근 '온라인 시민의회'에 이름을 올렸다가 "촛불민심을 세력화하려는 비민주적 발상"이라는 비판에 부딪혔다. '온라인 시민의회'는 정치 스타트업 '와글'의 이진순 대표가 '촛불 민심을 대변하는 온라인 국회를 구성하자'는 취지로 만든 대표단으로 현재는 추진이 중단됐다.
이날 김제동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촛불을 들자는 제안에 오로지 개인의 자격으로 참여한다는 취지로 동의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대표할 자격이 저에게는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이크를 사람들에게 돌려놓는 일. 민주공화국 개인 시민의 자격으로 촛불을 드는 일. 작은 마음이지만 늘 보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치 스타트업 '와글'은 지난 6일 주권자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전달하고 주권자가 요구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을 적시하기 위해" 특권층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시민대표를 선출할 것을 공개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