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공영사
빙공영사(憑公營私)라는 말이 있습니다. 공적(公的)인 일을 핑계하여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것이지요. 요즘 박근혜 탄핵사태를 보면서 제 머리에 떠오르는 사자성어였습니다. 조금만 박근혜 대통령이 인재선발 하는 안목이 있었던들 어찌 오늘의 비극이 있었겠습니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박근혜 자신의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참사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른 대통령과 같이 부정축재를 했느냐고 항의를 합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설사 자신이 사익을 취하지 않았더라도 비선실세들과 일부 공직자들이 빙공영사를 해 나라를 이 지경에 몰아넣은 죄는 벼라 별 이유를 대도 가당치 않은 일입니다.
관청이나 단체에서도 공공(公共)의 일을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꾀함은 용서 할 수 없는 죄악입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이나 단체가 경영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의 일을 공직(公職)이라합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중의 물건이나 재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나 공중의 이름을 빌려 자기만을 이롭게 하는 모든 일은 빙공영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상에 각종 비리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자기를 살피지 않아서 자기도 모르게 빙공영사의 유혹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빙공영사 즉, 공적인 일을 빙자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실패에 대한 수많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박 대통령 자신의 업무역량 부족인 듯합니다.
언론을 통해 본 박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현실인식은 무능에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이는 곧 리더십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국가공직 사회의 기본 윤리와 체계가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사적인 관계를 동원해 공적라인을 가동시켰습니다. 사실과 진실은 깊이 묻고 왜곡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혈세를 탕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사전에 충언을 하기 보다는 이제 와서 몰랐다는 거짓말만 하고 있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올바르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공조직에서는 업무능력보다는 정(情)이나 이해관계가 우선 시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공과 사를 분별하는 것은 사회인의 덕목이자 공정사회의 시작입니다. 정(情)에 이끌리기 않는 공정한 사회문화를 만들어 가야 나라가 바로 서지 않을 런지요?
《대학(大學)》에「덕자본야 재자말야 외본내말 쟁민시탈(德者本也 財者末也 外本內末 爭民施奪)」이란 구절이 나옵니다. ‘덕은 근본이요, 재물은 맨 나중이라, 그 본말을 뒤집게 되면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빼앗게 된다.’는 뜻이지요. 박대통령이 이런 관점에서 인재를 등용 했던들 오늘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나라나 회사나 모든 조직에서 올바른 인재를 뽑는 기준은 무엇일까요?《여씨춘추(呂氏春秋)》<거난편(擧難編)>에 보면 ‘거난’이라는 것은 ‘용인(用人)’과 ‘거현(擧賢)’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용인은 사람을 등용한다는 뜻이며, 거현은 어진 인물을 찾아서 임용한다는 뜻이지요.
인물을 등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인물이든 사물(事物)이든 100% 완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자 남짓한 나뭇가지에도 반드시 마디가 있고, 작은 옥에도 반드시 티가 있는 이치와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인물이든 사물이든 널리 살피되 가장 값진 것 하나를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완전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만이 그 상대가 지닌 가장 귀한 것(그 하나)을 알아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 전체를 본다는 것은 그의 장점 하나를 찾아내어 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지도자가 이와 같은 관찰을 할 수 있으려면 다음 5가지 기준을 중시해야 바른 인재를 등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거시기소친(居視其所親)입니다.
일상생활에서 그 사람이 가장 친근하게 지내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소인배들과 어울리는지, 아니면 경륜과 도덕성, 정체성을 뚜렷이 지닌 덕인(德人)들과 어울리는지 보는 것입니다.
둘째, 부시기소여(富視其所與)입니다.
여유 있는 처지에 있을 때 잘 베풀었는가를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베푸는 의도가 순수했는가? 또한 빙공영사하는 수법으로 국고를 축내고 국민을 속이지 않았는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또 얼마나 베풀고 살았는지도 살펴보는 것이지요.
셋째, 달시기소거(達視其所擧)입니다.
이는 나름대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지내게 되었을 때 일상적인 행동거지를 자세히 살펴보라는 뜻입니다. 즉 사회적 인식기준에 맞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남을 멸시하고 오만한 갑 질을 하는 사람은 등용하면 안 됩니다.
넷째, 궁시기소불위(窮視其所不爲)입니다.
사람이 곤궁해지면 탈선하기 쉽고 요행을 바라기 쉽습니다. 그리고 온갖 유혹에 빠져들기 쉽지요. 그래서 궁색해진 때일수록 극기노력(克己努力) 해가는 가를 살펴보라는 것입니다. 궁색한 처지에 있을수록 그 사람의 의지와 신념과 도덕성을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지요.
다섯째, 빈시기소불취(貧視其所不取)입니다.
가난하게 지내는 때일수록 일반적으로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난으로 말미암아 생기기 쉬운 사회적 병리에 감염되지 아니하고, 도리어 맑은 물이 샘솟는 것처럼 안빈낙도(安貧樂道)할 줄 아는 도인이나 선비기질이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렇게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인재를 볼 줄 아는 눈도 기준도 없었던 것 아닌가요? 자업자득이지요. 이런 기준으로 인재를 천거해야 하는 우병우 민정수석 같은 사람은 그 직분을 망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빙공영사를 일삼아 자기가 모시는 대통령 까지 파멸로 몰아 놓은 사람 같아 영 마음이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