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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말의 품격..
오피니언

[덕산, 김덕권 칼럼] 말의 품격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6/12/16 08:16

▲ 덕산 김덕권 선생, 원불교 문인협회 회장말의 품격 

 

말에도 품격(品格)이 있는 법입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도 있지요. 그런데 요즘 정치인들이 쏟아 내는 막말을 보고 있는 것을 보면 ‘내가 이런 말을 들으려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나 하는 자괴감(自愧感)이 드는 것’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정말 몽땅 쓸어내어 서해 바다에 던져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평소에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생애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려면 그가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매사를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언어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의 앞날은 자신이 하고 있는 말처럼 부정적으로 되고 맙니다. 그리고 자신뿐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이나 조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지요.
 

긍정의 언어와 부정의 언어는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긍정의 언어를 쓰면서 살아가면 조금 더 세상이 밝아지겠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지고 만다.’라는 막말을 하면 촛불이 꺼지기는커녕 더욱 불타올라 전국에 촛불의 바다를 이루게 만드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사람의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격(格/수준)을 표현합니다. 그러니까 말 한마디가 사람의 귀격(貴格)과 천격(賤格)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입니다. 귀격 말투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말투입니다. 그러나 천격 말투는 사람을 사람으로 안보는 말투이지요.
 

《논어(論語)》<위령공편>에서 공자(孔子)는 ‘사달이이의(辭達而已矣)’ 즉, ‘말은 뜻을 전달하면 그만이다.’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사려구(美辭麗句)’로 진실하지 못한 사람들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경계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바탕과 겉모습이 조화를 이룬 군자의 경우 내면의 깊이만큼 표현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는 뜻일 것입니다.
 

인격이 갖추어진 사람은 말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기 마련입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찌르고, 유머나 비유, 반전 등의 기법을 통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입니다. 그리고 듣는 사람에게 맞도록 적용법을 달리하기도하고, 의문을 갖고 질문을 통해 추구하는 진리를 찾기도 하는 것이지요.
 

노자(老子)《도덕경(道德經)》에 ‘지자불언 언자부지(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라는 뜻이지요. 이는 아는 것을 분명히 말하며 시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꼭 말하는 내실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 아닐까요? 그리고 사람을 제대로 읽는 것,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해야 그들이 하는 말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가가면 따뜻하고, 말은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바라보면 기품과 위엄이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자신은 물론 사람을 다스리고 사람 공부를 하고 싶다면 먼저 말을 제대로 배워야 하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不知命 無以爲君子也),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고(不知禮 無以立也),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言 無以知人也)」라는 성현의 말씀을 우리는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말은 곧 나의 인격입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상대방과의 소통의 여부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말의 품격은 인품에서 비롯됩니다. 말공부라는 것은 말 잘하는 법이 아닙니다. 바로 인품의 성장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修行)을 통해 말의 격을 높이는 공부를 하면 삶의 품격을 높이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지도자가 되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타인의 약점이나 결점을 감싸주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품위와 연결되지요. 실제로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해도 삶의 진정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품위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그 뛰어난 능력이 오히려 재앙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그럼 뛰어난 품격을 갖춘 지도자가 갖출 덕목은 무엇일까요?
 

첫째, 품격입니다.

천박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품격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예의를 중시합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갖춰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의에도 품격이 있다고 합니다. 언제 어떤 경우에도 품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천박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품격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둘째, 의리입니다.

사리사욕이 없는 맑은 마음으로 상대를 먼저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의리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상황이든 이해득실을 우선하여 행동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 여간 안타까운 것이 아닙니다. 이 의리를 잃어버리는 순간 인생이 비참해 집니다.
 

셋째, 인정입니다.

인정은 보답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것이지요. 이렇게 인간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바로 인정입니다. 인간관계에서 인정이 없으면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관계가 생길수가 없습니다. 서로가 인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는 더욱 깊어지는 것입니다.
 

넷째, 수치심입니다.

인간만이 수치심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지도자는 언제나 당당하고 정의로워야 합니다. 요즘처럼 막말을 일삼는 시대에 정말로 이 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수치를 모르는 언행을 하고도 태연한 이 시대의 여야 정치인들로는 결코 세상을 이끌 수 없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품격 있는 말을 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말 한 마디에 죄와 복이 왕래합니다. 세상에 나서는 사람일수록 언제나 품격 있는 말을 하고 품위 있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막말을 일삼으면 천격이 됩니다. 우리 이왕 사는 한 평생 귀격이 되면 어떨 까요!
 

단기 4349년, 불기 2560년, 서기 2016년, 원기 101년 12월 1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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