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전주문화재단
[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전북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 696번지, 전주시청 뒤편 성매매 집결지에 위치한 유휴공간, 그 낯선 공간에서 열리는 특별한 전시를 소개한다.
전주문화재단(이사장 김승수)에서 진행한 ‘696번가 프로젝트 <P+INK> 결과공유 전시’가 오는 23일까지 개최된다.
696번가 프로젝트 <P+INK>는 전주시청 뒤편 성매매 집결지에 위치한 유휴공간에서 예술가와 자유로운 예술실험을 시도해보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696번가 프로젝트 <P+INK>는 4개의 프로그램으로, 4명의 참여예술가, 총 48명의 참가자가 참여했다. 지난달 28일 ‘가을 끝의 위빙클래스’를 시작으로 이달 11일 ‘아방가르드한 빛 만들기’로 프로그램을 마치고, 13일 결과공유 워크숍 & 전시오픈식을 가졌다.
첫 번째로 진행된 ‘가을 끝의 위빙클래스’는 바늘소녀(윤슬기)와 함께 직조를 배워보고, 이 공간에서 사용하던 높은 바의자를 이용한 협동 작품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겨울이면 뜨개질을 하면서 도란도란 수다를 나누듯, 이 낯선 공간에 대한 첫 인상과 성매매, 여성, 문화, 변화, 꿈 등 다양한 키워드들을 각기 다른 시선을 공유하고, 소소한 변화를 꿈꿨다.
‘있는 모습 그대로 함께’ 라는 따뜻한 제목의 사진아카이빙 프로그램은 송재한 작가와 함께했다. 창문하나 없는 작은 방들 중 가장 끝 방에서 거울을 통해 나를 바라보고, 사진을 찍고 찍히면서,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함께, 살자’라는 작가의 내민 슬로건처럼 “우리는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낯선 공간에 있었던 사람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따뜻한 약속을 했다.
696번가 공터에는 유독 오동나무가 많았다. 예전 성매매 업소였던 걸 감안하면 아이러니한 일로, ‘천진난만한 아트월 프로젝트’는 이 오동나무를 이용해 유리방에 참여자들이 각자의 의미와 테마를 가지고 모자이크를 만들었다.
끝으로 ‘아방가르드한 빛 만들기’는 흔히 홍등가라 불리는 이곳의 색깔을 좀 더 따뜻하게 품어주고, 감싸 안고 싶은 마음으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696번가 공터의 오동나무로 이용해 각자의 빛을 만들어 이 낯선 공간에 문화의 향기를 입혔다.
전주문화재단 담당자는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역의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신선한 시도였다”면서, “선뜻 들어오기 힘들고, 낯선 골목이 다시 일상적인 골목이 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