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기자]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8차 주말 촛불집회가 17일 진행되면서 청와대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집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의 탄핵안 가결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지만, 지난 10월 29일 첫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이후 8주째 연속으로 주말에 출근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참모들이 대부분 출근했다. 오후에는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내부회의를 하고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심판 사건 대리인(변호사)을 내세워 세월호 참사 책임론과 뇌물죄가 담긴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를 모두 부인했다.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태도에서부터 검찰의 대면조사 불응에 이어 탄핵심판에선 전면 반박하기로 전략을 짠 것이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16일 헌법재판소에 답변서를 제출한 뒤 "헌법 위배 부분은 그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고, 법률 위반은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탄핵 이유로 든 헌법 위반 5가지, 법률 위반 8가지를 모두 탄핵심판에서 다투겠다는 취지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불행한 일이지만,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명권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7시간 미스터리',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볼 때 전혀 상황파악을 못하고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했다는 탄핵사유에 대해 '왜 그걸 대통령에게 따지느냐'는 태도다.
뇌물죄 역시 "증거가 없다"며, "공소장에 뇌물죄가 없죠? 그래서 저희도 인정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박 대통령은 지난 세 차례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해왔다.
재단 모금은 "기업인의 선의", "특정 개인(최순실)이 이권을 챙겼다"고 말했다.
특검 조사는 받겠다고 했지만, "성실히 임할 각오"라던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세 차례 대면조사 요구에는 불응한 뒤였다.
박 대통령은 탄핵심판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리인을 통해 이미 밝혔다.
신속한 심리을 위해 헌재가 특검과 검찰에 수사 기록을 요구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박 대통령 측은 공식적으로 이의도 제기했다.
'시간 끌기 아니냐'는 지적을 박 대통령 측은 부인했다.
소추의결서가 국회를 통과한 지난 9일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가겠다"던 박 대통령의 발언은 '버티고, 반박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오는 20일 본격적인 수사 개시를 앞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를 정조준하고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출국금지 대상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다. 삼성은 정유라(20)씨 승마 지원 관련, SK 및 롯데는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 요구와 관련해 각각 제3자 뇌물죄 의혹의 중심에 있다.
특검은 이날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 방침도 재확인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검찰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청와대 일부에 대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청와대가 검찰의 영장 집행을 거부한 것이 법리에 부합하는지도 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월 2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부속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규정을 들어 거부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은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나 공무상 비밀에 대한 물건은 책임자의 승낙 없이 압수하지 못하도록 했다. 특검은 그러나 이 형사소송법 조항에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단서가 붙는 만큼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 조사에 대해서는 국회의 탄핵 의결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예우 차원에서 소환조사보다는 방문조사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장소는 청와대보다 제3의 장소가 유력하다. 대면조사 때 박 대통령과의 문답은 사안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박 특검이 직접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 15일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폭로한 ‘대법원장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를 한 뒤 필요하다면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 특검법엔 수사 대상을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등 14가지로 규정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볼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놨다. 사법부 사찰 의혹 문건은 청와대가 아닌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문서 중앙에 찍힌 워터마크나 표기 방식이 국정원 양식과 유사하다.
한편 이날 특검팀 수사관 4명은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김영재의원’을 방문, 김 원장 장모 차트의 필적을 대조하고 해당 차트를 임의 제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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