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고(故) 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은 20일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대한 공식입장에서 검찰의 판단 근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유족 측 공동변호인단은 이날 배포한 자료를 통해 ‘미인도’의 원소장자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라는 사실이 진품의 증거가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미인도’를 선물했다고 지목된 오종해 중앙정보부 대구 분실장에 관한 이야기는 천 화백이 생전에 먼저 꺼낸 이야기”라면서, “오 씨가 그림을 가져간 사실은 있지만 ‘미인도’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라고 밝혔다”고 반박했다.
또 “그 그림이 김 전 중앙정보부장의 소유라고 해도 그의 몰수 재산 가운데 가짜 골동품이나 그림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사실이 진품의 증거는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천 화백의 작품 표구를 전담하다시피 한 동산방 화랑의 화선지와 액자로 표구했다는 부분과 관련, “그 그림의 액자가 동산방에서 만든 것은 분명하나 그 그림을 천 선생이 가져왔는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가져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동산방 화랑 대표의 증언을 반박 증거로 제시했다. 이는 위작자가 이 작품을 가져와 표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압인선이 확인됐다거나 희귀하고 값비싼 석채 안료를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송곳 같은 도구로 본을 뜨는 것은 동양화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면서, “암석에서 추출하는 석채에도 여러 종료가 있고 안료는 누구나 쓸 수 있어서 아무런 결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유명 프랑스 감정단의 과학적인 분석 결과에 대해 검찰이 시행했다는 과학적 검사에 대해 "(검찰이 한) 웨이블릿 검사는 프랑스 감정팀의 다중층간확대분석 방법보다 차원이 낮은 테크닉이어서 당연히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면서, “세계 최고 기술의 분석 결과를 무시하고 대검 자체 내에서 진행한 국내 과학진의 분석방법만을 갖고 밝혀낼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과학적 열세를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프랑스 감정단의 검사 기술보다 뒤처진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가 검찰 발표와 관련 “전혀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으로 임의적 자료를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우리 연구소의 25년 이상 축적된 첨단 기술과 경험을 그렇게 쉽게 흉내 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