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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수염고래' 41년 만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긴수염고래' 41년 만에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디지털뉴스팀 기자 입력 2015/02/12 18:52
"간밤에 집으로 갔나 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요."



[연합통신넷= 디지털뉴스팀]  어제(11일) 오전 경남 남해군 미조면 앞바다 홍합 양식장 부이 줄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섰던 북태평양 긴수염고래(Right whale)가 고향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통영해양경비안전서는 오늘 오전 9시를 기해 구조작업을 종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전 7시에 현장을 확인한 결과 긴수염고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주요 이동경로로 추정되는 동해가 아닌 남해에서, 그것도 양식장 줄에 걸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가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긴 것입니다.

무게가 수십 톤으로 추정되는 거구를 밤새 누군가 다른 곳으로 옮겼을리는 없다는 게 관계기관의 판단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어제 구조신고를 접수하고 씨 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와 함께 긴수염고래를 구조하려고 출동했습니다.

몸길이가 10m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던 긴수염고래는 양식장 부이 줄 4곳에 엉켜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였습니다.

합동 구조반은 가까스로 줄 3개는 끊었지만 긴수염고래가 워낙 격하게 움직이고 날이 저문 탓에 나머지 줄 1개는 끊지 못 했습니다.

첫날 오후 구조작업 종료 후 긴수염고래가 부상과 탈진 등의 이유로 밤을 무사히 보내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안두해 고래연구소 소장은 "이 같은 대형 고래는 오호츠크해를 통해 내려와 동해를 지나 태평양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과거 고래를 너무 많이 잡아먹은 탓에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국내를 찾지도 않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합동 구조반은 긴수염고래가 사고 지점 주변의 그물이나 양식장 줄 등에 걸렸는지 확인하려고 추가 수색을 벌였지만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고래연구소는 긴수염고래가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를 따라 오호츠크해로 돌아갔거나 일본 주변 해역을 지나 태평양으로 향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긴수염고래는 지구 상에 남아 있는 개체 수가 300마리 이하인 대표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이번 국내 발견은 1974년 동해에서 잡히고 난 후 41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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