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오는 29일까지 국립극장 마당놀이 신작 ‘놀보가 온다’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신작 ‘놀보가 온다’는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에 이은 세 번째 ‘온다’ 시리즈로 ‘흥보전’을 바탕으로, 욕심이 가득하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놀보 부부와 한순간에 부자가 된 흥보 부부 이야기로 이 공연은 놀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원작에 없는 새로운 배역인 마당쇠가 놀보를 향해 질펀한 돌직구 대사를 펼치는 등 관객들의 가슴을 속 시원하게 해준다. 저출산, 월세 폭탄 등 이 시대의 주요 사회 이슈들을 날카롭고 유쾌하게 담아내는 마당놀이 특유의 풍자와 함께, 70여 명의 배우와 무용수, 연주자들은 화려한 춤사위와 구수한 소리, 신명나는 음악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놀보는 가난한 동생 흥보에 심술을 부리고 흥보처럼 제비 박씨를 얻기 위해 일부러 제비다리를 부러뜨리는 만행을 저지르지만 결코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새로 부활한다. 또한 ‘흥보전’ 원작에는 없는 마당쇠가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등장해, 놀보 집에서 일하는 종이자 공연의 진행자 역할을 한다. 마당쇠는 놀보의 심보를 훤히 꿰뚫고 연신 놀보에게 질펀한 돌직구를 날리면서 통쾌한 재미를 더해준다.
이 작품의 공연 중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놀보 가족과 흥보 가족이 판솔 ‘흥보가’의 박타는 장면을 부르면서 각자 박을 타면 그 자리에서 의상이 바뀌는 마술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놀보와 흥보의 박에서도 금은보화가 아닌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막이 내릴 즈음에는 흥에 겨워 무대로 나온 관객들과 전체 출연진이 어우러져 신나는 뒤풀이 현장이 연출되는 것도 이 공연의 묘미다.
놀보 역은 김학용이 맡는다. 그는 2014년 ‘심청이 온다’에서 심봉사 역을, 2015년 ‘춘향이 온다’에서는 변학도 역을 맡았던 희극배우로, 특유의 코믹함과 인간미 넘치는 연기를 맡았던 그가 놀보의 ‘이유 있는 심술’을 연기한다.
흥보 역은 국립창극단의 막내 유태평양이, 흥보처 역에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넘치는 끼와 몸에 밴 재기발랄함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는 서정금이, 놀보처 역에는 디테일한 코믹 연기와 코믹한 연기와 구성진 소리실력을 지닌 국립창극단의 또 다른 재담꾼 조유아에 맡는다.
마당쇠 역은 이몽룡부터 방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면서, 최근에는 창극 ‘적벽가’에서 살기어린 조조를, ‘오르페오전’에서 랩을 선보인 바 있는 이광복이 맡았다.
손진책 연출은 “마당놀이에서 관객들이 최고의 출연자”라고 말할 정도로, 배우들이 관객들과 함께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장면들은 마당놀이 최고의 매력으로, 관객들이 공연에 참여하고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프로시니엄 형태의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가설 객석을 설치해 삼면에서 연회를 감상할 수 있는 마당놀이 무대를 구현했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