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시 제공
[뉴스프리존=안데레사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연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친문 패권주의’로 규정하면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박 시장은 10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재벌 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참여정부 시즌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면서 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난했다.
박 시장은 이어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 공동정부’여야만 한다”면서, “기득권에 안주한 패권정치, 구태의연한 여의도정치는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새로운 시대의 중심이 될 수 없다“면서 문 전 대표측을 패권세력으로 규정했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8일에도 전북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 세력의 기득권이 가져온 여러 문제도 분명한 청산 대상”이라면서, “이를 반드시 넘어서야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은 이어 “현재 민주당 기득권의 줄세우기는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다음 서울시장에 출마할 후보까지 정해놨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문 전 대표는 청산의 대상이지 청산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초 박 시장은 세월호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강조하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내각 총사퇴를 주장하는 등 진보진영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를 했다. 또한 SNS 친구 200만명 돌파 행사를 열고, 페이스북 방송을 하면서 온라인 여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박 시장이 문 전 대표를 패권세력으로 몰아가는 형태는 논리상으로 여권이 ‘친박 패권’을 공격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세력과의 연대를 구상하는 국민의당과의 접점을 찾아갈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의 한 측근은 한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박 시장의 공동정부 구상에는 국민의당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시장은 당내 주류인 친문세력과 각을 세우면서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기도 어려운 형국으로, 박 시장으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박 시장측은 “계속해서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생각”이라면서, “문재인 이외의 구심력을 모아낼 수 있는 사람은 박원순 뿐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정부 구성 문제, 참여정부 평가문제, 재벌개혁 등 문 전 대표와 차별점을 둘 수 있는 여지는 많다”고 덧붙였다.
안데레사 기자, sharp229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