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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 김향기시인] 1월의 한 밤에..

[산경 김향기시인] 1월의 한 밤에

김현태 기자 입력 2017/01/12 14:50




1월의 한  밤에

찬  바람  매섭게  불어도
골목길  잎 다  떨군  플라타너스는
아무  말이  없고


처마에는  고드럼도 달리지  않아
허리 굽은  구십 할매
끌끌  혀를  차네


추워도  추운  맛이 없다고
세상  인심 전  같지  않다고

까치밥도  다 먹힌  까만
감나무 휑한  가지 사이로
바람 또  불어
하루  한 달  해달이 
뜨고  지거니


차라리  믿고자 하면 
바람같은  저  세월에 기대라

손주  고추만한  고드럼이라도
때  따라  얼었다  녹느니
그  순리야  변함 있으랴


허전한  감나무  가지마다
아슴거리는  별  달고  휘청거려도
새 봄엔 이쁜 싹이  돋지  않겠나

애 우는 소리도  개  짖는  소리도 없는
밤  깊은  골목길  가득


찬  바람에  흔들리는 그림자 위로
한  사람의  발자국 울린다.
ㅡ산경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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