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종준 기사
[뉴스프리존=심종완 기자]서울시극단이 이달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Ⅱ’인 가족음악극 ‘십이야’를 공연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온 가족이 쉽게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이 공연은 2015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템페스트’를 공연했다.
‘십이야’는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부터 12월이 지난 다음해 1월 6일로, 크리스마스 축제기간의 마지막 날을 의미한다.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크리스마스에서 축제기간이 나는 1월 6일밤까지 여러 행사와 여흥을 벌이는 전통놀이가 있다. 이 날은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즐기는 날로 흔히 악의 없는 장난과 농담을 하는 날로, 이 작품은 이러한 축제의 마지막 날에 맞춰 상연하기 위한 축제의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십이야’는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하나로, 셰익스피어가 4대 희극을 집필하기 직전인 1599년에서 1600년 사이에 쓴 작품이다. 극의 배경인 일리리아는 실제로 발칸반도 서부 아드리아 해 동쪽에 있었던 고대국가로, 이 작품에서는 특히 낭만의 꿈이 가득한 세계로 그려지고 있다.
‘십이야’는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들처럼 각 인물이 복잡하게 얽힌 사라의 문제가 해결되고 결혼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쌍둥이 남매인 ‘바이올라’(이지연)와 ‘세바스찬’(호효훈)이 난파로 인해, 지중해에 있는 섬 일리리아 해변에서 헤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쌍둥이 남매는 물에 빠지게 되고, 바다 위의 해적들은 “폭풍우 때문에 힘듭니다”라고 구조를 머뭇거리자, 해적 두목은 “시끄럽다! 사람을 구하는데 조건은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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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해적이 “저들을 구하려다 자칫하면 우리도 위험하다”는 말을 하고, 두목은 “시끄럽다! 사람을 구하는데 이기심 따윈 없다”고 외친다.
서울시극단의 가족음악극 ‘십이야’는 원작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먼저, 이번 공연에는 10명의 광대들이 극을 이끌어간다. ‘유랑극단’과 ‘광대’라는 컨셉으로 신난ㄴ 유랑고아대극을 퍼펼친다. 유랑극단이 한국의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해 ‘십이야’를 들려주는 설정이 극을 진행시킨다. 또한 광대의 한 장면, 한 장면마다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도록 옛날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놀이의 요소들을 활용했다.
이 공연은 원작극과 달리 음악극으로 진행된다. 극의 중간, 중간에 밝고 경쾌한 음악들은 극에 대한 몰입ㅈ을 높여주고 좀더 쉽게 극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광대들의 노래’ ‘내사랑 올리비아’ ‘우정의 노래’ ‘장사꾼들의 노래’ ‘사랑의 세레나데’ 등이 가족극의 세계로 데려간다.
또한 쌍둥이 남매 바이올라와 세바스찬은 폭풍우를 만나고 헤어진다. 그리고 일리리아라는 도시로 들어간 바이올라는 세자리오라는 이름으로 남장을 하고 산다. 그리고 헤어진 오빠 세바스찬을 떠올린다. 원작에서 바이올라는 오바 세바스찬이 죽었다고 확신하고 검은 상복을 입고 등장하지만, 이 공연에서 바이올라는 오빠는 반드시 살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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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공연에서 세바스찬과 안토니오는 친구다. 세바스찬은 동생을 찾아 떠나고 안토니오 역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내어주면서 세바스찬을 도와준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사적인 오시노 공작의 땅인 일리리아까지 세바스찬을 함께 따라가 그를 도와준다.
최고의 의리를 선보이는 의리남 안토니오이지만, 원작에서는 바다에 빠졌던 세바스찬을 구해준 선원으로, 오래전에 지은 범죄 때문에 체포된다. 안토니오는 ‘세자리오’를 보자 그가 세바스찬이라고 생각하고, 세바스찬에게 빌려줬던 돈을 요구하면서 바이올라가 오바 세바스찬이 살아있음을 확신하게 한다.
각본을 맡은 오세혁 씨는 이번 작품에서 부각시킨 부분에 대해 “창작하는 사람일 때는 셰익스피어 선생님과 원래 거리가 멀었는데 각색을 맡으면서 많이 알게 됐다. 사실 셰익스피어의 공연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장터 같은 곳에서 연극을 했다. 그래서 중간에 보게 된 사람도 지루하지 않도록 모든 장면에서 칼싸움, 노래, 춤이 배치됐다”면서, “연극을 통해서 우리가 모르는 세상 속으로 다가가는 간접 체험적인 부분도 느낄 수 있지만, 옛날 셰익스피어의 공연처럼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극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희 연출은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고 싶은 부분에 대해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사실 그때마다 꽁무니 빼듯 하는 답이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음에도 꼭 보러 와주세요’”라면서, “공연을 보는 이 시간이 평생의 좋은 기억으로만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종완 기자, litim@na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