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현태 기자]21일 새벽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총괄·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구속됐다. 이로써 최순실 '비선실세' 사태와 관련해 현직 장관이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들에게 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 이후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수의를 입고 대기중이던 두 사람은 이날 전격 구치소에 수감됐다.

특검은 지난 19일 이들을  현정권에 비판적인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할 목적으로 만든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위증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두 사람 배후에서 블랙리스트 작성을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정황도 여럿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의 배후로 의심받는 박 대통령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검은 야당의 대선 후보와 시장 후보를 지지했거나 정부 기조에 비판적인 ‘좌파’ 성향의 문화예술인 1만여 명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파악, 또한 박근혜 정부는 리스트에 오른 일부 개인, 단체에 지원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들이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정황을 확보하고, 향후 박 대통령을 대면 조사할 때 이 부분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를 뇌물수수 공범으로 21일 소환한다. 특검팀은 최씨가 출석하면 삼성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경위와 자금의 성격 등을 파악하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씨는 지난해 12월 24일 특검팀의 첫 소환 조사를 받은 이후 수차례 추가 소환조사 통보를 받았지만 재판준비 등을 핑계로 조사에 불응했다. 이어 최씨측 이경재 변호사는 “차라리 영장을 집행해라”며 출석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은 이번에도 최씨가 출석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설 방침이다.
김현태 기자, kimht10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