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자식이 자신보다 잘되길 바란다. 그래서 여려서부터 주구장창 "공부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식이 대학에 들어가고, 스무 살이 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시기가 오면 달리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른다. 성년이 된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인생전략을 말해 주는 아버지가 드물다. 아버지로부터 "공부해라"는 말 외에 따로 '세상 사는 법'에 대해 얘기 들었다고 말하는 자식을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학교법인 대우학원 이영현 상임이사는 성년이 되는 자식에게 도움이 될 인생전략을 담은 글을 2013년 한 권의 책(『돈 보다 소중한 아버지의 선물: 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인생전략』)으로 펴냈다.
그에겐 아들 둘이 있는데 토끼 같던 아들들이 어느덧 곰 같은 청년으로 자라 이제 아버지의 품을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는 이 십여년 전부터 언젠가 세상에 나설 자식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자식에게 들려주고 싶은 삶의 지혜를 틈틈이 준비해왔다.
이 책은 자식이 자신보다 훌륭한 삶을 살기 바라는 아버지가 세상에 나설 준비를 하는 자식에게 전하고 싶은 아버지의 진짜 인생 이야기다.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에서 이미 오랜 세월을 보낸 아버지의 진짜 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로, 인생을 설계하고, 직업을 선택하고,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준비하는 이 시대의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진솔한 인생전략이다.
'스타트업'(startup)은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신설벤처기업을 뜻하는 말이다. 이제 막 성년이 된 자식은 마치 스타트업과 비슷한 입장이다.
스타트업의 경영전략은 수십년, 수백년 전통을 가진 기업의 경영전략과는 많이 달라야 한다. 스타트업은 좋은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원대한 꿈이 있지만 자본과 인력 모두 부족하고 경험도 미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의 성공전략은 사회 초년생인 자식에게 좋은 인생전략이 될 수 있다.
스타트업 창업자이며 사회학 박사인 아나 악바리(Anna Akbari)는 최근 『네 인생을 스타트업하라』(Startup Your Life)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여기서 '스타트업'은 신설벤처기업을 지칭하는 명사가 아니라 '스타트업하라'는 동사로 사용되고 있다. '스타트업하라'는 "스타트업처럼 살아라, 운영하라, 사고하라"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비슷한 게 '구글'(google)과 '이메일'(email)이다. ‘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이름이고 또 그 검색엔진을 개발한 회사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행위 또한 ‘구글한다’고 말한다. ‘이메일’도 처음엔 인터넷을 통해 주고 받는 전자우편을 지칭한 말이었지만 "이메일한다"에서처럼 사람들은 이제 전자우편을 보내는 행위를 표현할 때도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악바리 박사는 스타트업이 채택하는 경영전략을 우리의 인생 성공전략으로 삼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스무 살,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서려는 청년에게 꼭 필요한 인생전략이요, 자식이 자신보다 더 잘되길 바라는 아버지가 성년이 되는 자식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인생전략이다.
악바리 박사의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는 3가지 인생전략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MVP가 되라
스타트업은 처음부터 거창하고 완벽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지 않고 아주 필수적인 기능만을 갖춘 최소기능제품(Minimum Viable Product)을 만든다. 초기 제품일수록 간단하고(simple) 가볍게(lean) 만든다.
이러한 스타트업 경영전략을 인생전략으로 삼아라. 우린 때때로 쓸데없는 조건이나 거추장스러운 외형에 집착해 스스로의 인생을 무겁고 지치게 만든다. “이러저러 해야 한다”거나 “이게 있으면 좋은데”라는 고정관념들이 현명하고 빠른 판단을 흐리게 만들 때가 많다.
인생을 스타트업하려면 쓸데없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오직 정말로 중요한 일들에만 초점을 기울여야 한다.
"네가 늘 원하는 게 무엇이냐?", "네 일의 핵심이 무엇이냐?"를 묻고 네가 하는 일 가운데서 네 소원이나 핵심과 일치하지 않는 것들은 모두 과감하게 내버려라.
2.실패를 용인하라
스타트업의 요람이라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널리 통용되는 믿음은 “자주 실패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위험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위험이 무서워 네 자신을 안전한 공간(comfort zone)에만 묶어 두어선 혁신도 발전도 없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자동차왕이라 불린 헨리 포드(Henry Ford)는 “실패는 일을 보다 똑똑하게 다시 시작하도록 하는 기회다”고 말했다. 실패가 더 훌륭한 인생을 이끄는 좋은 기회이니 회피하지 말라는 얘기다.
과거의 수많은 혁신가와 발명가를 보면, 모두 성공한 횟수보다 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그들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실험을 멈추지 않았고 잘못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했다.
우리를 보다 강하고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실패이지 승리의 영광이 아니다. 실패는 인내력을 키우고 쉽사리 얻기 힘든 교훈을 배우게 한다. 네가 왜 실패했는지 파악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다면 넌 다음 번에 항상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패와 성공은 서로 정반대가 아니다. 이 둘은 인생이라는 여정에 있어 상호 보완관계이다. 지금부터 실패를 달리 정의하라. 네 인생에 실패가 올 수 있다고 용인하라.
3.변화하는 삶을 살아라
스타트업은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면 언제든지 방향과 전략을 수정한다. 심지어 제품이나 사업자체를 바꾸기고 한다. 이는 결코 나쁘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요 성공과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에서 변화하거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를 꺼린다. 기존의 계획이나 생각에 너무 집착한다. 그러나 인간의 삶은 변화의 연속이다. 변화를 빨리 받아들일수록 더 강해지고 새로와진다.
일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을 때 길을 잃어버렸다고 낙담하고 포기하기 보다는 그 때마다 변화와 변신을 생각해 내라. 그러면 네 스스로 그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