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새누리 유승민 원내대표·새정치 문재인 대표에겐 첫 시험대
ㆍ여론조사 ‘국민 52% 인준 반대’… 강행 땐 민심 역풍 우려도
ㆍ이재오 “군자는 대의, 소인은 소리 택해” 단독처리에 부정적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난 주말 여당 의원 표단속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현주 의원은 "(의원들을 상대로)최대한 설득하는 중이고 국정공백에 대한 위기감이 있는 만큼 이탈표가 있겠지만 대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주로 박근혜 정부에 각을 세워 온 비주류 의원들 내부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표결의 대세에는 그다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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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자료사진/윤창원 기자)국회 재석 195명 가운데 148명이 출석하면 표결이 성립되고 이 가운데 75석이면 총리인준안은 통과된다. 물론 이는 야당 의원들이 불참을 결정했을 경우의 수를 가정한 것이다. 새누리당 총원이 158명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표결이 부결될 확률은 높지 않다.
다만, 이탈표를 최소화하는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에게는 과제일 수 밖에 없다. 총리인준은 첫 시험대일 뿐이지만 인준표결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점이 있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번의 표결로 유승민호 새누리당의 원내전략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완구 후보자 표결에 이어 당장 올해만해도 공무원연금 등 4대연금, 의료보험개혁, 선거구개혁, 선거구획정결과 표결 등 중요한 의사일정이 줄을 잇고 있다. 반면 앞으로 갈수록 여권 지도부의 장악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주류-비주류간 갈등도 만만치 않아 늘 의원들이 한 방향으로 표를 행사해준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예정된 16일을 하루 앞두고 정치권 긴장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가 향후 정국 흐름을 결정할 분수령으로 꼽히면서다. 이 후보자 인준 문제는 박근혜 정부 3년차 국정은 물론, 새 지도부가 들어선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의 순항 여부에도 변곡점이 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여야는 15일 여론전을 강화하는 한편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운명의 16일’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1) ‘운명의 16일’
여야의 기싸움은 15일 절정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여야 모두 배수진을 친 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기류다. 여권으로선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의 마지노선이던 30%가 붕괴된 상황에서 총리 인준까지 실패하면 국정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여당이 인준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이날 임명동의안을 16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국회 과반인 158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독 표결을 통해서라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표결 가능성 등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면서 여론전을 병행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총리 인준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야당의 총리 인준 거부는 인적쇄신을 방해하고 국정운영 발목을 잡는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은 여당 단독 처리에 따른 ‘후폭풍’을 경고하는 한편 이 후보자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비춰도 ‘낙제’로 판명났다. 총리 임명동의안을 밀어붙인들 국정동력이 생길 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추가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론전도 병행했다. 청문특위 위원인 진성준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2년 타워팰리스 매입 과정에서 생긴 5억원짜리 전세권과 전세보증금 5억원의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 추후 정정신고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회사무처 공직자윤리위 확인 결과 2003년·2004년 재산신고 내역에 정정사항이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위증 의혹 제기하는 새정치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를 짚어 보이며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2002년 재산신고 내역에 대한 위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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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첫 시험대 맞은 여야 신임 지도부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는 여야 신임 지도부에게도 첫 시험대다. 새누리당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취임한 뒤 맞는 첫 과제인 만큼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통과가 유력하다. 하지만 단독 처리에 대한 ‘역풍’은 부담이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보이콧 가능성 등 정국 급랭도 감수해야 한다. 유 원내대표로선 ‘개혁’과 ‘소통’ 이미지 훼손도 불가피하다.
취임 일주일 된 문 대표도 시험에 들었다. 야권 지도자로서 존재감을 확인시켜야 하지만, 여당의 단독 처리를 막을 현실적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고민스럽다. 국정 발목을 잡는다는 역풍과 악화되는 충청 민심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표결에 불참할 경우 여당의 단독 처리에 사실상 손을 들어줬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여야가 ‘표 대결’로 갔을 경우 이탈표도 관건이다. 각각의 이탈표가 얼마만큼 나오느냐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정치적 입지에 타격이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 국민 절반은 ‘인준 반대’
새누리당은 16일 과반 의석의 힘으로 인준을 밀어붙일 계획이다. 더 이상 물러섰다가는 여권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절박감이 배경이다. 문제는 여론이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이 후보자 인준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51.9%였다. ‘찬성한다’는 38.7%, ‘잘 모름’은 9.4%였다. 국민 절반 이상이 인준에 반대하는 것이다. 총리 인준을 강행할 경우 자칫 또 다른 민심의 역풍이 불어올 수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君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小人)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올렸다. 국민 뜻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들어 단독 처리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