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현태 기자] 지난 2010년에 발생한 멕시코만 최악의 대규모 원유 유출 실화사건을 바탕으로 만든영화, 딥워터호라이즌을 모처럼 시간여유가 있어 가족과 영화를 봤다.
이 사건은 2010년 4월 20일 뉴올리언스에서 남쪽으로 200여 km 떨어진 해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연안 석유 시추 전문업체인 트랜스오션이 소유한 딥워터 호라이즌호를 영국의 국제 석유 메이저 업체인 BP(British Petroleum)가 2013년까지 임대 하여 석유를 시추하던중 벌어진 일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최고의 기름 유출 사고 이자 석유 시추선 폭발 사고인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사건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은 재난 영화임에도 로튼 토마토 지수와 관객 지수에서도 80%대의 호평을 얻었기에 무척 기대한 영화였고, 영화는 기대한 대로 였다. 영화 <론 서바이버> 의 피터 버그 감독답게 정말 실감나는 재난 장면으로 두려움을 이끌어냈고, 그 전에 그 두려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 또한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을 굉장히 의미있는 장면으로 끝나게 만든 것 또한 가슴으로 와 닿았다. 다만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장면이 다른 재난 영화와 크게 다를 바는 없었으며, 그 놈의 성조기 또한 그만 흔들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이었다.
8천 피트(2400 미터) 깊이의 해양에서 작업 가능하며 최대 시추 심도는 3만 피트(9100 미터)까지 가능하다고 하며, 폭발 당시 수심 1500 미터에서 5600 미터까지 시추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폭파 사건으로 시추선에서 근무 중이던 11명이 실종/사망했으며 7명이 중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딥워터 호라이즌 호는 폭발의 여파로 폭발 발생 36시간만인 4월 22일 침몰하게 된다.
사고의 원인은 분명했다. “공룡이 화가 났다.” 엔지니어 팀장 마이크(마크 월버그)가 출근 전 딸과의 대화에서 하는 말이다. 시추선은 압축되고 압축되어 지구 속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에 구멍을 낸다. 석유 시추선의 가장 큰 일은 이 공룡의 화를 어떻게 달래 석유를 어떻게 빼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문제는 순차적이어야 할 진행을 거스를 때 일어난다. 출근한 시추선 총책임자 지미(커트 러셀)는 시멘트가 굳었는지 확인하는 안전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알게 된다. 안전검사를 건너뛰라고 한 것은 본사 관리자(존 말코비치)였다. 본사는 43일간의 작업 지연으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당장 시추를 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직원들은 “돈, 돈, 돈만 주면 뭐든 해”라고 비꼬면서도 “충분히 안전하다”라고 말하라는 요청에 굴복한다. 1차 폭발, 적절한 시기 이루어지지 않은 차단 등으로 인해 석유시추선은 침몰한다.
시추선의 소유주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208억달러(24조원)의 배상금을 토해내야 했고, 이는 회사 자본규모 18조원보다 컸다. 검사를 하는 데 드는 비용은 12만5천달러였다. 영화는 끝부분 재판 장면과 사망한 이들의 얼굴을 보여주면서 마무리된다. 해양 사고를 보면서 한국인들의 머리에는 2014년 4월의 참사가 또 덮칠 것이다.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불탄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는 말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헬리콥터와 배들이 동원된다. 최악의 사고였지만 탑승자들은 끝까지 사고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강구했다. 구명보트는 제대로 작동했다. 126명이 탑승한 시추선의 사망자는 11명이었다. 실화에서 감동적 재난영화의 실마리나마 끄집어내려면 능동적인 구조 노력이 있어야 할 텐데, 2014년 우리에겐 그조차 없었다.
결국 딥워터 호라이즌 호가 가라앉으면서 시추 파이프가 옆으로 쓰러지며 부러져 시추 파이프로 원유가 계속 유출되면서 지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환경 재난이 생겨 버리게 되고, 미국 해안경비대와 영국의 BP사는 3개월 넘게 석유의 유출과 확산을 막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은 참 가슴 아프게 끝난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 오기는 했지만,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딥워터 호라이즌> 사고. 영화는 실제 그 분들의 이름을 선장이 외치면서 확인하는 장면으로 막을 내린다. 그리고 끝난 이후 그 분들의 이름과 사진을 하나 하나씩 올린다. 그리고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집대로 시추를 지시한 대표를 살인죄로 고소했고, 결국 2015년에 이 소송이 기각 되었다는 자막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 어찌보면 좋을까? 물론 이 대표도 기름을 파내려고 한 것이 의도였지, 사람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그 것을 지시 하지는 않았을 것 이다.
그러나 명백히 그 행위 때문에 11명이라는 사람이 죽어나갔다. 최근 세월호 사건의 선장은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다. 그가 일부러 사람을 죽으라고 가라앉히진 않았지만, 사람이 죽을 때에 가장 큰 책임이 그에게 있었고, 행동강령을 어기고 자기 혼자 살겠다고 도망쳤기 때문, 그때문에 살 수도 있었던 생명들이 죽어나갔다. 그렇다면 이 대기업의 사장도 살인죄가 분명 적용되지 않을까? 죽어나간 11명의 생명은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할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의미 있는 엔딩을 보여 준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이었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을 이야기 하자면, 실제 딥워터 호라이즌호를 만든 것은 현대중공업이라고 한다. 영화 내에서는, 딥워터 호라이즌호가 문제였던 것이 아닌, BP사가 발생시킨 인재였다는 점을 강조 하게 된다.
김현태 기자, kimht100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