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김현기자] 북한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용기 내부까지 공개한 것은 그의 과시적인 통치 스타일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용기 안에서 건설현장 전경을 내려다보며 단계별 공사의 규모와 목표 등과 관련한 지시를 내렸다.
김정은은 "전용기 안에서 건설장의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당에서 비준해준 거리 형성안의 요구대로 건축물을 들여앉히니 정말 보기 좋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평양에서 전용기를 탄 것은 업적 과시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오는 5월 러시아 방문을 염두에 둔 예행연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장거리 시찰도 아닌 평양의 건설현장을 둘러보는데 굳이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은 이례적이다.
김 제1위원장은 기내 집무실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한광상 당 부장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창밖의 공사 현장을 바라보는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은 작년 4월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결의대회 참석을 위해 양강도 삼지연 비행장을 찾았을 때도 고려항공 여객기를 활용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부인 리설주와 함께 서부지구 작전비행장에서 진행된 공군 전투비행기술 경기대회를 관람하는데 비행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용하는 교통 수단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성격과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그의 할아버지 김일석 주석은 고소공포증 등으로 노년이 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차를 선호했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비행기 탑승을 피하지 않았다.
반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최고 권좌에 오른 이후 지방 시찰은 물론 해외 방문 때도 비행기를 이용한 적이 없다.
7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 당시는 물론 2001년 한 달 가까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도 모두 열차를 이용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비행기를 꺼린 것은 납치나 폭발 등 사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비상시 대처가 유리한 열차를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비해 일반여객기는 물론 경비행기까지 피하지 않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는 5월 러시아 방문길에 오른다면 열차가 아닌 전용기를 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고려항공이 우크라이나에서 도입하는 신형 여객기가 85인승 규모인 것에 비춰 김 제1위원장의 첫 해외 방문에 맞춰 준비한 새로운 전용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1984년생인 김정은 제1위원장의 ‘비행기 사랑’은 그의 젊은 나이나 개방적인 성격, 스위스 유학 등 외국 생활 경험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또 ‘두려움 없는’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대내외적으로 권위를 과시하려는 통치 스타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