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통신넷=김현태기자] 각종 논란과 진통 끝에 박근혜 정부의 제2대 총리로 취임한 이완구 신임 총리 앞에 놓여진 과제는 한두개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를 맞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공직사회 혁신, 노동시장 구조조정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하다.
먼저 최근 연이은 당정청의 불협화음이 불거지지 않도록 정책 조율 기능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개편 백지화 논란 등 정치권을 강타한 이슈가 하나 둘이 아니다. 이어 최근에는 '증세없는 복지'를 두고 당청이 대립 양상까지 빚으며 정부의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한 상황이다. 지금은 소강국면이지만,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선출 이후 당청 간 긴장기류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최근 내각과 청와대는 정책협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기로 했고, 여당과 청와대도 당정청이 하나가 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이 총리가 청와대와 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면서 국정의 여러 민감한 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
청와대와 내각의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책 조율 기능뿐 아니라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연말 터져나온 청와대 문건유출 파문과 이에 따른 국정개입 의혹은 무너진 공직 기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된다. 이 과정에서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에 공개적으로 '항명'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세월호 사태 이후 부패척결과 국가대혁신이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이 총리는 지명 직후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국가기강을 어떻게 바로잡느냐에 따라 경제살리기 등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혁과제가 동력을 받을 수 있다"며 "공직자가 소통에 앞장서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공직 기강이 바로서지 않고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다 인준 과정에서 이 총리가 입은 상처에서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 애초 이 총리가 지명됐을 때만 해도 '준비된 총리'라는 평가와 함께, 무난한 인준은 물론 '책임총리'로서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 본인과 차남의 병역 문제, 재산형성 과정, 논문표절 등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왔고, 청문회 직전에는 '언론외압' 녹취록까지 공개되며 민심이 급속히 악화됐다. 때문에 내각을 통할하는 책임총리로서의 리더십 확보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평가다.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는 16일 "아주 낮은 자세로 국민을 잘 모시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이 총리는 이날 오후 귀갓길에서 기자들로부터 총리 인준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여러가지로 감사드리고 한편으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이 총리는 또한 "국정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야당을 존중하고 국민 말씀을 잘 경청해서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이 총리는 일단 이날은 추가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힌 뒤 집으로 들어갔다.이날 국회 인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여의도 모처에 머물렀던 이 총리는 인준안 통과 이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들 일정이 내일로 미뤄지면서 별도의 외부일정없이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