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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선업(善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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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칼럼] 선업(善業)

김덕권 기자 duksan4037@daum.net 입력 2017/02/14 10:15
원불교 문인협회 회장을 지낸 김덕권선생님의 칼럼 글

▲ 덕산 김덕권 선생, 원불교 문인협회 회장선업(善業) 

 

우리가 살아가면서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짓는 것이 죄악입니다. 세상에 죄악이 없어지면 얼마나 살기 좋을까요? 그러려면 그 죄는 어떻게 짓는가 알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상엔 죄악이 없어지고 낙원세계가 전개될 것이 아닌가요? 불가(佛家)의 가르침에 업(業)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카르마(Karma)’라고 하는 이 말은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짓는 세 가지 행위를 말합니다.
 

몸으로 짓는 것은 신업(身業), 말로 짓는 것은 구업(口業), 생각으로 짓는 것은 의업(意業)이지요. 이 업은 다시 그 행위의 좋고 나쁨에 따라 선업(善業)과 악업(惡業) 그리고 선에도 악에도 속하지 않는 무기업(無記業)으로 구별됩니다. 불가의 가르침은 이와 같은 삼업을 올바르게 단속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몸으로는 살생과 도둑질과 삿된 음욕(邪)을 다스리고, 말로는 거짓말(妄語) · 상대를 이간시키는 말(兩舌) · 욕설과 험담(惡口) · 이치에 어긋나는 괴변(綺語) 등을 다스리며, 생각으로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은 마음을 다스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삼업은 몸에 관련된 것이 셋이고, 말과 관련된 것이 넷, 생각과 관련된 것이 셋이므로 이를 신3(身三), 구4(口四), 의3(意三)이라고 합니다. 이 삼업으로 십선(十善)을 닦으면 내세에 인간과 천상(天上)의 세계에 태어나게 되고, 십악(十惡)을 많이 짓게 되면 지옥(地獄)과 아귀(餓鬼)와 축생(畜生)의 과보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 세 가지 업이 축적되어 에너지를 가진 업력이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면 업의 훈습(薰習)이 거듭되어 이 세상을 고통의 바다로 만들고 심지어는 우리의 얼굴, 생각마저도 그 업의 훈습에 따라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 현대인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어야 하며, 인간관계를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 가는 바로 이 삼업에 달린 것이 아닐까요?
 

그러면 이 삼업을 어떻게 지으면 좋을까요? 첫째는 신체의 청정(身淨)이요, 둘째는 입의 청정(口淨)이요, 셋째는 생각의 청정(意淨)입니다. 이 세 가지 청정 업을 잘 지으면 바로 부처님의 도량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몸을 가벼이 움직이지 않으면 산란한 마음을 다스려 선정(禪定)을 이룰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신구의 삼업의 구체적인 열 가지 나쁜 행위를 십악이라 합니다. 이 십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경계를 당하여 다투는 순간, 싸우는 순간,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엔 잠시 숨을 깊이 들이쉬면서 호흡을 관(觀)하거나 그 마음을 관하며 한 번 멈추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그 격한 감정이 바로 행동으로 이어지게 되면, 마음에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 경계에 휘둘리게 됩니다. 경계에 휘둘리게 되면 그 업이 나중에 그 어떤 과보를 받을지 아무도 모르게 됩니다. 경계에 휘둘리는 순간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마음에 중심을 잡고 살아야합니다. 경계에 이끌려 산다면 우린 깨어있는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욱 하고 격한 감정이 올라오거나 대인관계 속에서 순간 불같은 마음이 생겨날 때, 그 때는 잠시 호흡을 관하면서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고요히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 행동, 생각을 가지고 멋대로 움직이다 보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경계에 이끌려 휘둘립니다.
 

그러면 그 중에 경계에 이끌려 구업을 짓지 않으려면 어찌하면 좋을까요?
 

첫째,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의 말이 깨끗하면 삶도 깨끗해집니다. 그래서 험담(險談)은 가장 파괴적인 구업입니다. 험담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사이를 멀어지게 합니다. 험담 보다는 칭찬의 말을 해주는 것입니다. 칭찬할 말이 없거든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화제를 돌리는 것입니다.

험담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나쁜 마음을 먹고 말하는 쪽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듣는 쪽입니다. 대화가 옳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는 여행, 날씨, 경제 등 안전하고 흥미로운 화제로 바꾸는 것입니다.

 

셋째, 험담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들은 사실을 믿지 않기란 어렵습니다. 하지만 험담을 들었다면 믿지 않는 것입니다. 험담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그 말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넷째, 용서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링컨 대통령은 자기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장관들 때문에 좌절과 분노를 많이 느꼈다고 합니다. 그럴 때면 그 사람들 앞으로 온갖 욕설과 비난을 퍼붓는 편지를 쓰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편지를 부치기 직전에 갈기갈기 찢어 쓰레기통에 버림으로써 자신을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 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노와 증오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충동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험담하고 싶은 욕망을 이겨 낼 때마다 자기를 칭찬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말을 꺼내기 전에 자신을 다잡는 것입니다. 물론 험담하지 않는다고 박수를 쳐 줄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올바른 일을 한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말하고 다니는 것을 나팔 불고 다닌다고 합니다. 사람사람이 저마다 나팔이 있어 나팔을 붑니다. 그런데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지요. 또한 어떤 곡조는 슬프게 하고, 어떤 곡조는 즐겁게 합니다. 또 어떤 곡조는 화합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다투게 하며, 그에 따라 죄와 복의 길이 나누이게 되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모든 경계를 당하여 나팔을 불 때, 항상 좋은 곡조로 천만 사람이 화하게 하고, 흥하게는 할지언정 서로 다투게 하고 망하게는 하지 않는 선업을 지어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 선업을 짓는 방법은 조금 바보 같이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조건 베푸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을 위하여 맨발로 뛰는 것이 아닐 까요!
 

단기 4350년, 불기 2561년, 서기 2017년, 원기 102년 2월 1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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