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故김민지 양. 장기 기증과 장학회 설립 등 민지 양은 떠났지만 그 사랑은 남았다.
[연합통신넷= 이형노기자] 중학교 내내 병원과 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던 고(故) 김민지양(16)의 꿈은 의사였다. 의사가 돼 “아버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을 치료하고 돌보겠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민지양에게 갑작스런 불행이 찾아왔다. 지난달 26일 민지양은 저녁 식사 후 갑자기 구토를 하면서 쓰러져 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검사 결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병세는 급속도로 악화됐고, 불과 하루 만에 뇌사판정을 받았다. 충남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투병해오던 민지양은 지난 2일 세상을 떠났다.
짧은 삶을 마감하면서 민지양은 의사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하지만 “아픈 사람을 돌보겠다”는 그 마음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행위인 장기기증을 통해 이뤘다. 민지양은 4명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 새삶을 선물했다.
2015년 1월 26일 월요일. 저녁 식사 후 갑자기 구토를 시작한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갈 때까지만 해도 아이가 그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응급 이송된 아이를 두고 의사는 뇌종양 판정을 내렸고, 아이는 다음 날인 27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거짓말 같았다.
하지만 다음 월요일인 2월 2일, 아이가 떠났다. 믿기지 않는, 믿을 수 없는 1주일이었다.
충남여자중학교 3학년 김민지 양의 마지막 1주일. 가족과 친구들과 작별인사조차 할 수 없었던 1주일.
너무 짧은 이별 탓이었을까. 유족들은 민지 양이 세상과의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했다.
유족들은 민지 양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각종 질병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고통 받고 있는 4명의 환자들이 민지 양의 장기로 생을 이어가게 됐다.
민지 양의 이름을 담은 장학회도 설립하기로 했다. '효녀 故김민지 충남여중 혼상 장학회'
유족들은 이를 위해 학교발전기금 100만원을 기탁했고 앞으로도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장학금은 교내 댄스동아리 '혼상'의 후배들에게 지원된다. 중학시절 3년 동안 '혼상'의 팀원으로 활동한 딸아이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충남여중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교내 축제인 목련예술제에서 혼상 팀으로 참여해 축제를 빛내는 등 교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며 "유족의 뜻에 따라 혼상 장학회는 매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지 양은 떠났지만, 나눔은 남았다. 누군가의 절박한 삶으로 또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