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2년
[연합통신넷= 심종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떨군 ‘박하산(친박 낙하산)’들은 착륙 과정에서 숱한 논란을 낳으며 휘청였다.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에 출근을 저지당하거나 야당 비판에 ‘망언’으로 대응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곽성문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사장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친박 인증서’에 가까운 지원서가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지원서에서 곽 사장은 “육영수 여사 서거 20주년이 되는 1994년 당시 큰 영애(박 대통령)와 특별 인터뷰를 계기로 인연을 맺게 돼 측근이 됐고, ‘친박그룹’ 일원으로 ‘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고 적었다. 곽 사장은 ‘친박 자기소개서’ 해명 자리에서도 “(사장 응모는) 주변 친박 의원들과 상의했다”고 답해 여당으로부터도 ‘부적절 답변’이란 질타를 받았다.
대선 캠프에 ‘깜짝 카드’로 참여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적십자비 장기미납’이 드러나자 “그만큼 (적십자사가) 많은 국민들 머릿속에 잊혀진 봉사단체가 됐고…”라는 ‘황당 해명’을 했다. 국감에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는가 하면, 성주그룹 직원을 간부회의에 참석시켜 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안세영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역시 국감장에서 과거 야당 규탄 성명에 서명한 것이 문제가 되자 “제 이름이 있나요? 아, 나 미치겠네”라고 해 실소를 자아냈다. 박상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은 박 대통령 지지선언과 ‘우편향’ 교학사 교과서 지지성명 전력이 문제가 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출근’을 저지당해 수개월간 임시 집무실에 머물렀다. ‘용산참사’ 강제진압 책임자인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은 노조의 출근저지에 막혀 첫날 출근이 무산됐다.
연휴로,'왕실장'의 작별인사, 설 연휴 기간 주변 정리
'왕실장' 또는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며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퇴임이 17일 공식화됨에 따라 설 연휴 기간에 업무 인수인계 등 퇴임 준비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그동안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께서 이를 받아들이신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후임 비서실장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적절한 시일을 택해서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한다"고 말해 김 실장의 퇴임을 공식화했다.
김 비서실장은 퇴임이 공식화된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 및 청와대 수석들과 사실상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누구도 퇴임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고, 작별인사라고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의 작별인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티타임에서 일부 수석들의 어깨를 '고생했다고 격려하는 느낌'으로 두드리기도 했고 악수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박흥렬 경호실장이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가 하면 안종범 경제수석은 김 실장의 두 손을 부여잡으며 아쉬운 마음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실장은 사표 제출 등 향후 행정 절차를 앞두고 설 연휴 기간을 이용해 주변을 정리하고 업무 인수인계 등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의 퇴임이 공식화된 것은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8월5일 청와대에 들어온 지 1년6개월 만이며, 지난달 12일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서실장 교체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36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가정에서도 참 어려운 일이 있지만 자리에 연연할 이유도 없이 옆에서 도와주셨다,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며 각별히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신임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고, 지난해 말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문건파동 때도 효과적인 대응과 수습을 하지 못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중요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