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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노동자, 교육현장의 참담한 필요..
사회

일반 노동자, 교육현장의 참담한 필요

안데레사 기자 입력 2015/02/19 18:39

아파트 어린이들이 이웃 엄마에게 우쿨렐레 수업을 받고 있다. 서울시 제공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점거 농성을 해온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17일 오전 경찰에 연행됐다. 이들은 학교 비정규직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는 도교육청을 상대로 무기계약직 전환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11일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경북교육청은 대화 요구조차 거절해오다 농성 엿새 만에 경찰력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해산한 것이다.

돌봄전담사는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 직종의 하나인데, 보통의 비정규직보다 더 열악한 고용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서류상 근로계약이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근무시간이 주당 15시간이 넘더라도 이중계약이나 무료노동 강요, 10분 단위의 ‘쪼개기 계약’ 등으로 ‘초단기 노동자’의 처지에 묶이게 된다.

 

12일 오전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도교육청 교육감실 앞에서 무기계약 전환 등을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한 경북지역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전면파업에 돌입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경북지역 50개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담사들이 12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경북도교육청은 초등돌봄교실 전담사들에게 1주 15시간 미만 근무를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한 뒤 퇴직금, 연차휴가 등을 주지 않고 무기계약 전환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초단기 근로계약은 법의 허점을 교묘히 악용하는 행위다. 현행 기간제보호법에 따른 정규직 전환 의무 조항이 주당 15시간 이상 근로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 서류상 15시간 미만의 고용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계약을 받아들인 노동자는 급여가 형편없이 적은 것은 물론이고, 고용보험과 직장 국민연금 가입 자격이 없어 해고되면 생계조차 막막해진다.

교육 현장에서 이처럼 변칙적인 고용 관행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것은 매우 참담한 일이다. 약 37만명의 전국 학교 비정규직 가운데 초단기 노동자는 1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학교에서 초단기 노동을 남용하는 근본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대통령 공약으로 방과후 돌봄서비스 확대 등 채용 수요는 잔뜩 늘려놓고도 실제 지원하는 예산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초단기 노동은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비정규직 축소와 차별 해소라는 정부의 고용정책과도 충돌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하지 않고 또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정치생명을 걸고 지키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국민 앞에 여러번 다짐했다. 그런 박 대통령이 지금 교육현장과 노동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도대체 알고나 있는지, 아니면 알고도 눈감고 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정부의 이런 소극적 태도에 비춰볼 때 초단기 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 고용의 남용을 막으려면 국회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학교의 돌봄서비스와 같은 상시·지속적 업무에서는 정규직 채용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근로기준법에 못박는 등 비정규직 차별 금지와 사용 사유 제한의 원칙을 입법화할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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