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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사건, 사고들,.' 70대 노인의 쓸쓸한 죽음..
사회

설연휴, 사건, 사고들,.' 70대 노인의 쓸쓸한 죽음

김현태 윤태현 김승범 이상학 장영은 박병기 최수호 기자 입력 2015/02/21 17:53
'귀엽다' 개 쓰다듬다 코 깨물려..주인 처벌받을까



설 음식도 먹지 못하고..70대 노인 쓸쓸한 죽음
(‘자녀 5명, 통장잔고 27원)

설 연휴인 21일 70대 노인이 홀로 사는 지하방에서 숨진 채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일어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연립주택 지하 1층 단칸방에서 A(76)씨가 숨져 있는 것을 A씨 누나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이불을 덮고 있었으며 이미 부패가 진행돼 숨진 지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A씨 누나는 지난 19일에도 설을 맞아 이곳을 찾았지만, 문이 잠겨져 있어 미리 마련한 음식을 놓고 갔다. 그러나 이날 다시 찾았을 때도 음식이 문 앞에 그대로 놓여 있자 열쇠공을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가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도봉산서 50대 등산객 10m 미끄러져 들것으로 병원행

21일 낮 12시19분께 서울 도봉구 도봉산 8부 능선 말바위 근처에서 등산객 홍모(51)씨가 미끄러져 10여m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홍씨는 지인 3명과 도봉산을 오르다 오전부터 내린 비로 미끄러운 바닥에서 발을 헛디디고 잡고 있던 로프마저 놓쳤다. 그는 얼굴에 찰과상을 입었고, 오른쪽 어깨에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구조 당국은 궂은 날씨 때문에 헬기를 띄우지 못하고 직접 산을 타고 올라가 홍씨를 들것에 싣고 내려와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홍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일가족 5명 사망..설 연휴 전국서 사건사고 잇따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 기간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 일가족 숨지고…신변비관 자살기도 잇따라
 

20일 오전 4시 5분께 경남 거제시 둔덕면 한 도로 갓길에 세워진 산타페 차량에서 A(35)씨의 가족 5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 안에는 운전석에 A씨와 조수석에 A씨의 아내 B(39)씨, 뒷좌석에는 아홉살배기 딸과 여섯살배기 쌍둥이 아들 2명 등 모두 5명이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거제지역의 한 원룸에 살던 A씨의 가족은 설 연휴를 맞아 부산 동래구에 있는 본가에 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내부에서는 흉기 1개, 소주병과 맥주 캔 각 1개, 수면유도제 등이 발견됐고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 명의로 은행에서 1억5천만원을 대출받았고 지난해 말부터 개인회생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매달 40여만원씩 빚을 갚고 있었다.

경찰은 채무 문제로 고민하던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보고 유가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설날인 19일에는 설을 쇠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일가족이 가스에 중독돼 중경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37분께 충남 아산시 좌부동 김모(76)씨의 집에서 가스보일러 연통이 분리되면서 일산화탄소 가스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김씨 등 일가족 9명이 가스에 중독돼 단국대 천안병원과 충무병원 등 인근 병원 3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설을 맞아 회식하던 조선족끼리 칼부림이 벌어지기도 했다.
 

19일 오후 10시 10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원룸에서 김모(64)씨는 이모(50)씨를 포함해 주변에 사는 조선족 4명과 회식을 하다가 말다툼 끝에 이씨의 가슴 부위를 흉기로 한차례 찔러 상처를 입혔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사람들이 구조되기도 했다.

20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마포대교 초입 부근에서 강물에 몸을 던지려던 B(39·여)씨를 경찰이 발견해 구조한 뒤 가족에 인계했다.

B씨는 평소 겪은 가정불화가 명절을 기점으로 심해지자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같은 날 오후 11시께는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공장에서 A(50)씨가 손목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다.

구조 당시 A씨는 "명절도 됐는데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9일 오후 1시께는 서울 마포대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한쪽 다리를 난간 위에 올리고 몸을 한강 쪽으로 반쯤 내민 A(49)씨가 경찰에 구조됐다.

A씨는 사업에 실패하고 아내와 이혼한 데다 구직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시원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오후 2시께는 서울 중랑구 중화동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방에서 이모(47)씨가 동거녀 김모(45)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이씨는 "동거녀가 '명절에 고향에 가야 하는데 나는 왜 여기 있느냐'고 불평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19일 오전 0시 37분께는 서울 서초역 부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50대 부부를 치고 달아나던 음주운전자를 가수 '스윗소로우'의 멤버 인호진씨와 매니저가 추격해 붙잡은 일도 있었다.
 

설 전날인 18일 오후 2시 30분께는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14층에 침입해 금품을 훔치던 송모(35)씨가 돌아온 집주인의 인기척에 놀라 베란다로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해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 교통사고·화재도 잇따라
 

20일 오전 0시 35분께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동고령나들목 부근에서 고령 방향으로 달리던 SM3 승용차와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무쏘 승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SM3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 등 2명이 숨지고 무쏘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김모(45·여)씨 등 4명이 경상을 입었다.

19일 낮 12시 30분께는 충북 괴산군 연풍면 적석리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 방향에서 혼다 승용차(운전자 정모·40) 등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해 11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오전 0시 32분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원통리 어두원 사거리 인근 44번 국도에서 속초 방향으로 가던 아반떼 승용차(운전자 김모·20)가 앞서 가던 제설용 트럭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승용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최모(20)씨가 숨졌고, 운전자 김씨도 중상을 입었다.

화재도 잇따라 발생했다.

20일 오후 3시 50분께 부산시 강서구 신호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나 이곳에 사는 김모(39)씨가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19일 오후 10시 40분께는 경북 구미시 산동면의 한 액정 제조업체에서 모터 과열로 추정되는 불이 나 공장 450여㎡와 설비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3천300여만원의 피해를 내고 약 2시간 만에 꺼졌다.

같은 날 낮 12시 15분께 경남 합천군 쌍백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혼자 살고 있던 112세 할머니 A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사고 발생한 용산역 근처 ‘싱크홀’

용산역 근처 인도에서 동공(싱크홀)이 발생해 행인 두 명이 추락,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서울시는 싱크홀 발생 원인을 파악 중이며, 아파트 공사의 연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21일 용산역 건너편 싱크홀이 발생한 현장인 용산구 한강로3가 대우건설 용산푸르지오써밋 아파트 공사장 앞 인도에는 흙으로 메우고 하얀 보도블록을 깔아놓은 흔적이 남아 있다. 보도블록을 깔기 전에는 너비와 높이가 각각 3m 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던 곳이다.  

싱크홀이 발생한 어제(20일) 오후 1시 58분에 이곳에서는 400번 버스에서 내린 행인 두 명이 추락해 부상을 당했다. 용산소방서 관계자는 “용산역을 가기 위해 버스에서 내린 김모씨(28)와 정모씨(24, 여)가 정류장에 내리자마자 싱크홀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 네 사람 중 두 사람이 싱크홀에 빠졌고, 이를 목격한 버스기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이어 소방서와 경찰서에서 출동해 사고발생 15분 후에 두 사람을 구조한 것이다.

김씨와 정씨는 순천향병원에 이송됐고, 타박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엽다' 개 쓰다듬다 코 깨물려..주인 처벌받을까(종합)

주인이 있는 개를 행인이 만지다 개에게 깨물려 상처가 났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40분께 A(29·여)씨는 서울 은평구 북한산로 입구 쪽에 있는 한 음식점 앞에서 가던 길을 멈췄다.

평소 이 음식점을 자주 찾는 A씨는 그날따라 자신을 향해 꼬리를 흔드는 잡종견 '곰순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음식점 앞에 묶여 있는 곰순이에게 다가가 "귀엽다"며 쓰다듬기 시작했다.

음식점 앞에는 '개 조심, 진짜 물어요'라는 경고 문구가 있었지만 이전에도 이 개를 만진 적이 있는 A씨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얌전하던 개가 갑자기 A씨에게 덤볐고, A씨는 급기야 개한테 코까지 깨물렸다.

이 사고로 코에 심한 상처가 난 A씨는 개 주인 B씨의 119 신고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일반적으로 주인이 없는 동물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대원들은 포획 등 조치를 취하지만, 이 사고의 경우 현장에 개 주인이 있었고 목줄이 묶여 있어 A씨만 병원에 이송되고 상황은 종료됐다.
 

A씨는 병원에서 코의 형태가 일부 손상돼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단순 사고이긴 하지만 주인의 과실 책임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벌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의 목줄을 묶어놨었고 위험하기 때문에 만지지 말라는 경고문구도 달아놓은 것"이라며 "오가는 등산객들이 많다 보니 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원래 낮에는 개집 입구 쪽을 열어놨다가 해가 지면 스티로폼으로 바람을 막아줬는데, 그날따라 날이 풀려 가만히 놔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애초 A씨에게 '만지지 마라'는 주의를 줬다던 B씨는 뒤늦게 사고 당일에는 주의를 준 적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인의 안전조치 미흡으로 사고가 난 정황이 인정되면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경우 A씨가 먼저 다가가 개를 만졌고 B씨가 경고 문구를 부착해놓은 점 등이 인정돼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 내사종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B씨는 아직 미혼인 A씨가 얼굴 부위에 큰 상처를 입은 만큼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치료비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현태 윤태현 김승범 이상학 장영은 박병기 최수호 최재훈 류수현 손상원 황봉규 한종구 고은지 이슬기 고은지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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