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과 치핵(치질), 제왕절개 순이었습니다. 특히 제왕절개는 최근 5년간 진료비 증가폭이 33개 주요 수술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 산모의 증가 추세 등으로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고령 임신은 각종 고혈압성 질환과 당뇨 등 다양한 출산 위험이 뒤따라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가 선호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쌍둥이(다태아) 임신의 증가도 제왕절개 분만이 늘어난 한 원인입니다.
난임을 겪으면서 체외수정 등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가 크게 늘어난 것도 제왕절개 증가와 무관치 않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14년 체외수정을 통해 태어난 신생아(1만1597명) 가운데 쌍둥이의 비중은 무려 41%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제왕절개에 대한 본인 부담비율은 다소 낮아질 전망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제왕절개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기존 20%에서 5%로 낮췄기 때문입니다. 이는 출산을 장려하는 한편 자연분만 수술과 형평성도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2014년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크게 불거진 뒤 갑상선 수술 건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암센터 통계자료를 보면 1999년 국내 갑상선암 환자 수는 3325명에 불과했지만, 14년 후인 2013년에는 4만2541명으로 12.8배 수준으로 급증해 전체 암 가운데 수술 건수 1위로 급부상했습니다. 2013년 국내 인구 10만명당 갑상선암 환자 수는 약 84명으로, 전 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2014년부터 몇몇 의료진은 갑자기 국내에서 갑상선암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과잉진단 외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아가 불필요한 갑상선 초음파 검진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2015년 현재 33개 주요 수술의 건당 평균 진료비는 260만원으로, 2010년 223만원에서 5년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과 뇌혈관 등을 대상으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술이 건당 진료비도 높은 편이었다.
과잉진단 논란에 휩싸인 뒤 갑상선 수술을 받는 환자들은 급감했다. 수술 건수가 5년 전과 비교해 30% 넘게 줄어들었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빈도 기준 상위 15위 중 갑상선 수술이 2010년 대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30.9% 줄었다.
갑상선 수술은 앞서 2010년 4만847건에서 2011년 4만4234건, 2012년 5만1513건, 2013년 4만8948건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3만7162건으로 꺾였는데, 이해 3월부터 의료계 일부에서 과다진단 문제를 제기해 논쟁이 벌어진 여파로 분석된다. 2015년에도 2만8214건으로 다시 떨어졌다.
◆과잉진단 논란, 갑상선수술 환자 ↓…5년 전 대비 30%이상 감소
2014년 이전만 해도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갑상선암 증가세를 보여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내 갑상선암 환자 수는 2011년 4만4234명으로, 인구 10만명당 81명꼴이었다. 이는 세계 평균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 보니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암 가운데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병한 국가로 지목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는 과잉진단의 여파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갑상선암 과다진단을 줄여야 한다면서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 백내장>제왕절개>치질 순(順)
2015년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제왕절개, 치핵(치질) 순이었다.
백내장 수술 환자는 34만6000명으로, 건강보험공단이 별도 통계를 관리하는 33가지 주요 수술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치핵(19만3000명), 제왕절개(17만3000명), 일반척추(15만5000명), 충수절제(9만명), 담낭절제(6만3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중 제왕절개는 여성만 받는다.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를 계산하면 665명으로, 백내장과 더불어 1위였다.
2015년 의료보장인구는 5203만4000명이었고, 33개 주요 수술의 환자는 149만명이었다.
수술 건수(중복 포함)는 172만1000건으로 5년 전인 2010년 대비 1.9% 늘어났고, 인구 10만명당 건수는 3308건으로 0.9% 줄어들었다.
2010년 대비 건수 증가율이 높은 수술로는 심박조율장치 삽입 및 제거(143%)와 유방절제(56%), 내시경 및 경피적 담도(37%), 담낭절제(28%), 백내장(24%) 등 순이었다.
이에 반해 건수가 줄어든 수술은 전립선 절제(-37%)와 갑상선(-31%), 치핵(-22%), 충수절제(-11%) 등이었다.
연령대별로 많이 받는 수술은 약간씩 차이가 있다. 9세 이하에서는 편도절제술이 많았다. 10대는 충수절제술, 20~30대는 제왕절개수술, 40대는 치핵수술이 각각 가장 많았다.
50대 이후부터는 백내장 수술이 두드러지게 많았고, 60대 이후부터는 이와 더불어 근골격계 관련 수술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제왕절개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 20%에서 5%로 낮아져
주요 수술의 진료비용(비급여 제외)은 4조4761억원으로 5년 전보다 19% 증가했다. 수술별 진료비 합계는 일반척추(5234억원)와 백내장(4604억원), 무릎관절치환(4378억원) 순으로 많았다.
1회 수술 진료비는 심혈관 및 뇌혈관수술 등이 상위를 차지했는데 심장(2512만원)과 관상동맥우회(2491만원), 뇌기저부(1364만원) 등의 순이었다.
수술비가 적은 순서로 보면 치핵(92만원)과 백내장(94만원), 정맥류 결찰 및 제거(101만원)였다.
수술 후 입원 일수는 무릎관절치환이 21.3일로 가장 길었고, 고관절치환이 20.9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백내장은 1.2일, 정맥류 결찰 및 제거는 2.3일로 짧았다.
전체 수술의 23%(40만건)는 환자 거주지가 아닌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타지역 수술 비율이 유독 높은 수술은 순열 및 구개열, 뇌기저부, 심장 카테터 삽입 등이었다.
의료진이 암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치료를 마쳐도 암환자였다는 편견에 부딪혀 사회 복귀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주요 수술 통계연보는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진료비 지급 상세자료를 분석해 산출한 것으로 비급여 항목은 제외되어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다루는 33개 주요 수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수집하는 백내장과 편도절제, 관상동맥우회 등 15개를 대상에 포함한다. 이에 의료비 부담이 크거나 수술 인원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치핵, 일반척추, 뇌종양, 위 절제 등 18개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