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김재현 기자]스즈키 메소드 훈련기법을 바탕으로 한국적 색감을 그려 낸 연극 ‘세상 친구’가 오는 13일 개막된다.
배우가 만들어내는 신체 언어와 시청각 요소의 앙상블에 집중하기로 명성 높은 임형택 연출이 이끄는 ‘극단 서울공장’에서 오랜 시간 활동해 온 배우 이수연 연출이 스즈키 다다시의 극단 SCOT(Suzuki Company of Toga)에서 배우 겸 연출부로 10년 동안 협력 작업을 하면서 일본 및 중국 등 해외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극 ‘세상 친구’는 국내외에서 수년간 스즈키 메소드 트레이너로 꾸준하게 활약 중인 이수연 연출이 스즈키 메소드 훈련기법을 바탕으로 3주간의 워크샵을 거쳐 한국적 색감으로 그려낸 쇼케이스를 통해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팔색조와 같은 매력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연출가 이수연의 프로젝트 그룹 ‘K-SCOT : Korean-Suzuki Company of Toga’ 결성 기념 공연이다.
이 작품의 작가 오세혁은 요즘 대학로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극작가 겸 연출가로, 극작, 각색, 연출을 오가면서 경계를 허물고 코미디, 사회극, 고전부터 연극, 뮤지컬, 판소리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게릴라 공연인이다.
지난 2005년 오세혁과 배우 겸 작가 최현미를 비롯한 한양대 안산캠퍼스 풍물패 동문들이 주축이 되어 ‘정의로운 천하극단 걸판’을 창단, 창작 마당극을 위주로 전국을 돌면서 활동하다가 2011년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연극 ‘세상 친구’(연출 이수연)는 긴박감 있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필체, 그리고 만담과도 같은 대사의 주고 받음 속에 인물간의 관계를 유쾌하게 그려내는 극작가 오세혁과 삶 속에서 인간의 지독한 인간스러움을 찾아내는 연출가 이수연의 만났다.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서로를 지켜 주는 친구들 간의 우정과 사랑을 그렸다. 특히 훈련된 배우들을 통해 젊고 신선한 에너지를 보여주면서 다소 촌스럽고 순박하기 그지없던 우리네 사람들의 삶의 양상을 아련하고 따뜻하게 담았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결코 간과해 버릴 수 없는 과거의 모습에 아픔과 함께 향수를 느끼고, 슬픈 현실 속에서도 꿋꿋함에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상황에 지극히 사람 냄새를 느끼면서, ‘그래도 살아가야 한다’를 외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작품이다.
오세혁 작가는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에도 전세계 각지에서 내전과 분쟁은 벌어지고 테러와 시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격변하는 시대에 따라 의도치 않게 ‘나’와 ‘친구’가 서로의 가치관과 이념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사회 정세 속에서 대립을 피할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겪어야만 할 때...”라면서, “세상의 중심에는 변하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있다.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도 변함없는 인간애와 존엄성의 가치를 결코 무겁지 않게 경쾌하고 왁자지껄하게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수연 연출은 “어느 세상, 어느 시대에도 통용될 수 있는 테마를 지극히 한국적인 색감으로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프로젝트 그룹 ‘K-SCOT’는 연극의 거장이라 불리 우는 일본의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와 인연을 맺은 지 10주년을 맞아 결성된 그룹으로, 첫 번째 공연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오세혁의 희곡을 선정해 한국의 차세대를 이끌어 나갈 젊은 배우들의 신선한 에너지로 친구들의 우정과 의리를 그려냈다.
극단 SCOT는, 일본의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가 1966년 베쓰야쿠 미노루, 사이토 이쿠코, 츠타모리 코스케와 함께 극단 SCOT의 전신인 와세다 소극장을 창립. 1976년 도야마현 토가마을로 본거지를 옮기고 극단 SCOT(Suzuki Company of Toga)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82년부터 세계연극제 ‘토가 국제연극페스티벌’을 매년 개최하고 세계 각지에서 공연, 공동 작업을 통해 국제적으로 활약하면서 배우 훈련법인 스즈키 트레이닝 메소드를 지도, 접목시킨 무대예술을 선보이는 다국적 예술극단이다.
김재현 기자, jaehyun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