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사 “일본, 용기있고 진솔하게 역사 진실 인정해야…
“북, 더이상 남북대화 외면 안돼…광복 70년 계기 민족 화합 전기 마련해야”
[연합통신넷=심종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6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일본이 용기있고 진솔하게 역사적 진실을 인정하고 한국과 손잡고 미래 50년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과거 독일과 프랑스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고 새로운 유럽 건설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이제는 보다 성숙한 미래 50년의 동반자가 돼 새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 인식 개선을 촉구하면서 광복 7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올바른 역사 인식에 기초한 21세기 한-일 신협력시대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지리적 이웃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 때문에 안타깝게도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 문제를 “반드시 풀고가야 할 역사적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이제 할머니들의 평균 연령이 90세에 가까워서 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릴 수 있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집단성명을 주도했던 미국 코네티컷대 알렉시스 더든 교수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일본 정부의 교과서 왜곡 시도가 계속되는 것도 이웃 관계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든 교수는 “역사란 편한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고 했고, 박 대통령은 이날 이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한 역사학자의 지적을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인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역사직시와 솔직한 반성을 전제로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한일 미래 동반자관계의 질적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은 더이상 남북대화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상봉 정례화, 서신 교환 등 이산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협의를 조속히 갖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북한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문화적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간 소통의 통로 마련을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확대·역사 공동연구 등 민간 교류사업을 언급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민족 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순수 민간교류를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표적인 남북 공동프로젝트로 철도 복원사업을 들며 "우리 정부는 사전준비의 일환으로 우선 남북철도의 남측 구간을 하나씩 복구하고 연결하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우리정부가 먼저 나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준비를 해놓겠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매년 남한에서만 4천명 가까운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뜨고 있는 비극을 더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부모없는 자식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듯이 북한도 내부의 인간적인 혈연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할 것"이라며 상봉 정례와·서신교환 등에 대한 협의를 제안했다. 또한 통일 한국 국민으로 광복 10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