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일, 여야 합의 요즘 자주 듣는 김영란법이란?
사립교원 등 포함 민간 과도 제한 '사회상규 위배…' 자의적 해석 가능 [연합통신넷= 김현태기자] 공무원이 돈을 받으면 대가성이 있든 없든 처벌하는 법이 지난 22일 입법예고된다. 관행으로 자리 잡은 '스폰서'나 '떡값'을 근절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부정청탁 금지 및 이해충돌 방지 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김영란 위원장은 "당장은 대가성이 없지만 장차 뭔가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금품이나 향응을 주고받았다면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2일 논란이 된 ‘김영란법’ 처리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일부 적용 범위 등을 둘러싼 위헌 논란과 이에 따른 반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무엇보다 민간부문인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에 그대로 포함시킨 것은 여전히 위헌 논란의 대상이다. 민간영역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형평성 문제도 따를 수 있다. ‘공공성’을 이유로 이들을 법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면 공적 성격을 띠는 다른 민간영역은 왜 제외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적용 대상이 과도하게 넓어지면서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이 가능할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부정청탁과 관련한 처벌의 예외규정으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가 포함 된 것도 위헌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규정이 자의적 법 해석ㆍ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헌법상 형벌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일반 국민들이 자신의 행위가 김영란법에 어긋나는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워 법 집행 과정에 혼란이 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부정청탁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정당한 청원이나 민원 제기 자체가 위축될 우려도 크다. 김영란법에서는 부정청탁 유형을 인허가 비리, 인사개입, 각종 행정행위 조작 등 15개로 구제화하면서 동시에 7개의 예외사유를 두고 있다.
금품수수와 관련해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연간 300만원을 초과해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조항도 논란이다.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처벌토록 한 것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법률을 적용할 때 입법 취지와 달리 연간 300만원 이하의 금품 수수는 면책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속보]'김영란법' 언론인·교사 포함…3일 처리 합의[전문] 직무 관련성 없어도 100만 원 이상 형사 처벌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김영란법은 법 조문 자체가 불명확해 완결성이 없다”면서 “엉터리법을 왜 서둘러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한 야권 인사는 “여야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문제조항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우선 통과시킨 뒤 나중에 수정하자고 하는데 이건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여야는 2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3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협상 막바지 최대 쟁점이었던 청탁, 금품 수수의 직무 관련성 여부는,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100만 원을 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법 적용 공직자 가족의 범위는 국회 '정무위원회안'이 규정했던 '민법상 가족'에서 공직자의 배우자로만 축소했다. 다만 가족이 금품을 받았을 때 신고할 의무를 부여했다.
법 적용 대상에는 언론사 직원,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유예기간은 통과 후 1년 6개월이다.
다음은 여야 합의문 전문이다.
1.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은 여·야 원내대표 합의 내용대로 3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가. 직무관련성 부분은 정무위 안대로 한다.
나. 가족관련 부분은 배우자로만 한정한다.
다. 법 시행시기는 공포 후 1년 6월 후로 한다.
라. 과태료 부과기관은 법원으로 한다.
마. 법5조 부정청탁금지행위 중 “‘기준’ 위반”은 제외한다.
2. 여야가 합의한 안심보육 법안(영유아보육법, 아동복지법)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지원특별법은 3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3.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크라우드 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지방재정법 등,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주거복지기본법 등은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4. 여야는 관광진흥법, 생활임금법(최저임금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하도록 노력한다.
5. 정개특위 구성 결의안은 여·야 동수 20인으로 구성해 3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다만, 국회 개헌특위, 국회 원전안전특위, 범국민조세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문제는 계속 논의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