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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사라고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집을 사라고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진용 기자 입력 2015/03/05 10:35



[연합통신넷= 이진용기자] 최근 주택 임대차시장에선 전세에서 월세로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어지는 '미친 전셋값'의 구조적 원인도 정부의 서민주거안정대책도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 같은 월세화는 세입자들의 주거비용 부담 증가를 동반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만큼 세입자가구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 것이다.

 

서민교(36·가명)씨는 결혼 이후 6년 동안의 '전세살이'를 끝내고 지난 1월 서울 외곽에 85㎡형 아파트를 3억 4000만원에 샀다. 서씨가 '내 집 마련'을 한 이유는 치솟는 전셋값 때문이다. 서씨가 살던 수도권 소재 전셋집 보증금은 1억 4000만원이다. 그런데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4분의1이 넘는 4000만원이나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서씨는 고심 끝에 은행에서 2억원(15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샀다. 외벌이인 그가 매월 내야 하는 원리금은 170만원에 가깝다. 월급의 절반 이상이 주택 비용으로 들어간다. 김미영(38·가명)씨는 자녀가 없는 맞벌이 부부다. 부부 합산 연소득이 1억원이 넘지만 늘 전세를 살았다. 지금도 서울 잠실 110㎡형 아파트에 보증금 6억 5000만원을 주고 전세를 산다. 대신 오피스텔을 갖고 있다. 매월 70만원씩 임대료가 들어와 연 수익률이 6~7%다. 김씨는 4일 "집값 하락 위험이 없고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없어 전세를 선호한다"며 "앞으로도 수익형 부동산 외에는 집을 가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빚을 내 집을 사라'고 강권하고 있다. 가계 부채 건전성 유지를 위해 '성역'처럼 여겨지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지난해 완화된 데 이어 올해는 정부 주도로 1%대 수익공유형 주택담보대출도 나온다. 전셋값이 매매 가격에 육박하는 곳들이 속출하면서 매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양분돼 있다. 집값 하락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전세를 고집하는 '그래도 전세족(族)'과 서씨처럼 '이 참에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부류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주택 매입의 적기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다만 '전세'와 '자가'는 연령대, 소득 수준, 지역에 따라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말한다.
 

전세는 원금 손실(집값 하락) 위험이 없고 주택 매입보다 주거 비용 부담이 적다. 2억원을 은행에서 전세자금으로 빌리면 금리는 연 3.4% 수준이다. 매달 이자가 56만원 정도다.

반면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빠르게 오르고 있어 부담이다.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90%에 육박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당분간 가파른 전셋값 상승률과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없는 지역에서는 주택 매입을 고려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실거주를 목적으로 자녀가 있는 30~40대 역시 주택 매입에 합류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현재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있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미미하지만 소폭 오르고 있다"며 "자녀 학교 때문에 5년 이상 한곳에 살아야 한다면 금리가 바닥까지 떨어진 지금 집을 사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후 환금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수요가 끊이지 않는 서울 중심가나 역세권, 중소형 주택 위주로 사라는 뜻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원리금 분할 상환 조건이 부담된다면 거치 기간(3~5년)을 두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에 비해 금리가 연 0.3%~0.5% 포인트 올라가지만 매월 금융 비용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저소득 임차가구의 경우 소득대비 임대료 부담도 이미 매우 큰 상황이어서 앞으로 월세 비중 증가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소득 1·2분위 임차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이 41.7%로 전국평균 19.2%의 2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10월30일 발표한 '서민주거비 부담완화 방안'도 '월세시대'로의 변화에 맞춰져 있다. 상대적으로 주거비부담이 큰 사회취약계층이나 보증부 월세가구를 보호하는 내용의 방안들이 담겼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지난 2월에도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을 통해 월세 세액공제로 세입자의 비용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작 세입자 주거안정을 이끌기에는 태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정책도 내놨다.
 

상황이 이렇지만 임대차시장 연착륙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의견이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전세는 기본적으로 집값이 올라야 존재할 수 있는 임대차제도인 탓에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전세의 경우 임차인이 선호하는 거주수단임을 감안해 속도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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